‘해킹 논란’ KT, 전 가입자 위약금 면제한다…“6개월 간 매달 100GB 데이터 제공”

시간 입력 2025-12-30 16:50:08 시간 수정 2025-12-30 16: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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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내년 1월 13일까지 해지 위약금 면제
OTT 이용권·생활 제휴처 관련 할인도 제공

김영섭 KT 사장.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KT에 ‘전 가입자 위약금 면제’를 공식 권고한 가운데, KT가 해킹 사태 책임을 인정하고 본격적인 보상 카드를 꺼냈다. 이동통신 서비스 해지 고객의 위약금을 전면 면제하는 한편, 기존 이용 고객에게는 데이터·콘텐츠·생활 혜택을 담은 대규모 보상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다만 앞서 SK텔레콤에서 발생한 해킹 사태 이후 60만명 이상의 가입자가 이탈했던 전례를 고려할 때, KT 역시 비슷한 수준의 가입자 이탈을 피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하루 전인 29일 민·관 합동 조사 결과를 통해 “KT가 펨토셀 부실 관리로 전체 가입자를 위험에 노출시켰다”며 “이용약관상 회사 귀책 사유에 해당해 전 가입자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KT는 이날 서울 광화문본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정부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김영섭 KT 사장은 “침해 사고로 피해를 입은 고객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민·관 합동 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고객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KT는 이동통신 서비스 해지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전격 면제한다. 면제 기간은 올해 12월 31일부터 내년 1월 13일까지다. 

지난 9월 1일부터 12월 30일 사이 이미 해지한 고객은 소급 적용 받을 수 있다. 다만 9월 이후 신규 가입자, 기기 변경·재약정 고객, 알뜰폰 및 IoT(사물 인터넷), 직권 해지 고객은 제외된다.

환급은 고객 신청제로 운영된다. 내년 1월 14일부터 31일까지 KT 홈페이지·고객센터·전국 매장에서 접수하며, 환급금은 신청일에 따라 1월 22일·2월 5일·2월 19일에 순차 지급된다. 고객은 오는 12월 31일부터 대상 여부와 예상 위약금을 온라인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위약금 면제와 함께 KT는 내년 1월 13일 기준으로 이용 중인 모든 고객을 위한 ‘고객 보답 프로그램’을 시행키로 했다. 핵심은 6개월 간 매달 100GB 데이터를 자동 제공하는 것이다. 해외 이용 고객은 로밍 데이터 50%를 추가 제공 받을 수 있다. 선불폰과 IoT 회선을 제외한 전 고객이 대상이다.

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서비스 2종 중 1개에 한해 6개월 이용권이 제공된다. 커피·영화·베이커리·아이스크림 등 생활 제휴처 중심의 멤버십 할인도 시행된다. KT는 시행 전 구체적인 제휴처와 조건을 공지할 예정이다.

여기에 모든 가입자에게 최대 2년 간 ‘안심 보험’을 무상 제공한다. 휴대전화 피싱·해킹, 인터넷 쇼핑몰 및 중고 거래 사기 피해 등을 보상하며, 65세 이상 고객은 별도 신청 없이 자동 가입된다.

KT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사 차원의 정보 보안 혁신 TF(태스크포스)를 출범하기로 했다. 네트워크·서버·공급망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정기 점검과 모의 해킹을 상시화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향후 5년 간 1조원 규모의 보안 투자를 단행한다. 주요 과제는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체계 확산, 통합 보안 관제 고도화, 암호화 확대, 접근 권한 관리 강화 등이다.

김 사장은 “국가 기간 통신 사업자로서 보다 안전하고 신뢰 받는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펨토셀에 의한 침해 사고.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KT의 자율 보상안이 정부 권고 이후 예상된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려는 ‘방어 카드’로 보고 있다. 앞서 SK텔레콤은 해킹 사태 이후 석 달 만에 60만명 이상 가입자가 순감하는 악재에 직면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할 때, KT도 비슷한 수준의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만약 이같은 분석이 현실화하면 위약금 면제에 따른 환급 규모는 34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까지 부과될 경우 추가 부담도 예상된다. 이미 KT가 유심 교체 비용 약 1055억원을 부담한 상황에서, 가입자 이탈에 따른 비용, 과징금 등까지 떠안게 되면 KT의 올 4분기 실적은 큰 폭으로 악화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KT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 봤다. 

이런 와중에 KT가 내놓은 보상안과 신뢰 회복 노력이 향후 통신 시장 내 KT의 브랜드 이미지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KT 침해 사고는 SK텔레콤 침해 사고에 이어 국가 핵심 기간 통신망에 보안 허점이 드러난 엄중한 사안”이라며 “기업들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서비스 환경을 만드는 것이 생존의 필수 조건임을 인식하고, 정보 보호를 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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