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A 통보 이후 ‘재설치·폐기’…조사단 “부적절 조치”
정부 발표에 신뢰 추락 우려…LGU+ 주가 1.59%↓
정부가 LG유플러스 내부 서버 해킹 의혹과 관련해, 서버 목록과 계정 정보, 임직원 실명 등 민감한 내부 정보가 실제로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유출이 의심된 핵심 서버가 운영체제(OS) 재설치와 폐기 조치로 포렌식 분석이 불가능해지면서, 정확한 침해 경로나 피해 규모를 규명할 수 없게 됐다.
‘정보 유출’ 자체도 문제지만, 침해 정황을 통보받은 뒤 ‘핵심 증거’를 은폐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는 점이 더 큰 리스크로 번질 전망이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은 LG유플러스 내부 서버에서 서버 목록, 계정 정보, 임직원 성명 등 민감 정보가 실제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핵심 서버가 OS 재설치와 폐기 조치를 거치면서 침해 흔적 분석이 불가능해졌고, 이에 따라 정부는 해당 조치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판단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지난 7월 18일 익명 제보를 통해 LG유플러스 자료 유출 의혹 제보를 입수했으며, 다음 날 회사 측에 침해사고 가능성을 알리고 관련 신고를 권고했다.
그러나 유출이 의심된 주요 서버가 지난 8월 12일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재설치로 포렌식 조사가 불가능해졌다. 조사단은 제보자가 주장한 ‘협력사 노트북에서 LGU+ 서버로 이어지는 네트워크 경로’ 상의 주요 서버들 역시 8월 12일부터 9월 15일 사이 OS 재설치 및 폐기돼 조사가 불가능해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협력사가 해킹한 뒤 LG유플러스 내부로 침투한 경로 역시 규명하지 못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KISA 안내 이후 이뤄진 부적절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특히 침해 흔적 분석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점을 공무집행방해 적용 이유로 제시했다.
보안업계에서는 계정·서버목록 등 인프라 메타데이터 성격의 정보가 유출될 경우, 당장 고객정보 대량 유출이 드러나지 않더라도 내부망 침투나 추가 공격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사고 수습의 핵심은 포렌식이 가능한 상태로 증거를 보존하고 공격 경로를 규명하는 것인데, 이번 건은 그 전제가 무너졌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LG유플러스를 둘러싼 후속 파장은 ‘보안 사건’과 ‘사법 리스크’가 결합된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힌 만큼, 향후 수사에서는 OS 재설치·폐기 결정의 고의성, 결정 라인(실무·임원·경영진), 당국의 요구 자료 제출의 적정성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통신사 전반의 변경관리와 자산폐기(ITAD), 사고대응(IR) 표준을 강화하는 규제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배경훈 부총리는 “이번 침해사고는 SK텔레콤 사태에 이어 국가 주요 기간통신망의 보안 취약점이 드러난 중대 사건”이라며 “기업들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서비스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생존을 위한 기본 조건임을 명심하고, 정보보호를 경영의 핵심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LG유플러스의 정보 유출 사실이 확인되고 정부 조사 결과가 공개된 이후, 시장의 반응도 즉각 나타났다. 29일 오후 2시 20분 기준 LG유플러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59% 하락한 1만4820원에 거래됐다. 업계에서는 아직 과징금 등 직접적인 비용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원인 규명 불가’와 ‘수사 의뢰’가 동시에 부각될 경우, 기업 신뢰도와 규제 리스크가 장기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정부의 수사의뢰와 관련해 “경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진채연 기자 / cyeon1019@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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