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사외이사 절반 ‘물갈이’ 한다…“‘경영권 침해’ 논란 해소될까”

시간 입력 2025-11-21 07:00:00 시간 수정 2025-11-20 16:58:07
  • 가
  • 가
  • 페이스북
  • 트위치
  • 링크복사

내년 3월 임기 만료 사외이사 4인 후임 물색…26일까지 주주 추천
‘셀프 재선임’ 이어 ‘인사권 장악’ 논란…차기 CEO ‘식물 대표’ 전락 우려
업계 “균형 잡힌 이사진으로 경영진 견제에 집중해야”

<그래픽=사유진 기자>

KT가 차기 대표이사 선임과 함께 사외이사 4인을 교체하는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현 이사회가 ‘셀프 재선임’과 ‘경영권 침해’ 논란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외이사 교체로 편향성 시비를 털어내고 독립성을 보장할 균형 잡힌 이사진을 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26일까지 주주들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을 받는다. 모집 분야는 미래기술, ESG, 회계, 경영 등 4개 분야다.

이번 공모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끝나는 최양희 한림대 총장,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등 4명의 후임을 선발하기 위함이다. 6개월 이상 KT 주식을 1주라도 보유한 주주는 누구나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현재 KT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8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절반에 달하는 사외이사가 교체 대상에 오르면서, 내년 3월 주총을 기점으로 KT 이사회의 지형도가 격변할 전망이다. 나머지 사외이사 4인(김용헌·김성철·곽우영·이승훈)은 지난 3월 재선임돼 2028년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KT 광화문 East 빌딩. <출처=연합뉴스>

주목할 점은 이번 사외이사 선임 절차가 차기 대표이사 선출 과정과 동시에 진행된다는 것이다. KT는 지난 16일 차기 대표이사 후보 공개 모집을 마감하고 총 33명의 후보군을 확정한 상태다. 현재 사외이사 8명 전원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연내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하게 된다.

문제는 현 이사회가 차기 CEO를 낙점하고, CEO와 손발을 맞출 신임 사외이사 선임 과정까지 주도한다는 점이다. 김용헌 이사를 제외한 현 이사진 윤석열 정권 때 선임된 만큼, 일각에서는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구현모 전 KT 대표는 최근 대표이사 공모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현 이사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올해 초 주총에서 임기 만료 예정 이사들이 서로를 추천해 전원 재선임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해왔다”고 꼬집었다. 지난 3월 사외이사 4명이 별다른 경쟁 없이 임기를 연장하며 불거진 ‘셀프 재선임’ 논란을 겨냥한 것이다.

현 이사회는 ‘셀프 재선임’ 외에도 ‘경영권 침해’ 논란도 촉발했다. KT 이사회는 이달 초 규정 개정을 통해 대표이사의 고유 권한으로 여겨졌던 부문장급 임원 인사와 주요 조직 개편에 대해 이사회의 ‘사전 의결’을 거치도록 했다. 기존 ‘사전 보고’ 조항을 ‘사전 심의 및 의결’로 강화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상법상 사외이사의 역할은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에 방점이 찍혀있는데, KT 이사회의 행보는 이를 넘어선 과도한 경영 개입이라는 것이다. 특히 사외이사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 이사회가 인사·조직권까지 쥐게 될 경우, 대표이사는 허울만 남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편향된 이사진으로는 차기 대표이사가 선출되더라도 강화된 규정 탓에 운신의 폭이 지나치게 좁아질 수 있다”며 “균형 잡힌 이사진을 꾸려 경영진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