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합동조사단 가동 70일 넘어…위약금 면제 여부는 ‘안갯속’
정치권 전면 면제 압박에…“피해 규모 대비 과도한 적용” 지적도
국회 입법조사처 “의무 위반 중대성 높지만 피해 구제 노력도 평가 요소”

KT 광화문 사옥. <출처=연합뉴스>
KT의 무단 소액결제 사태와 관련한 민관합동조사가 두 달 반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전 고객 위약금 면제’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대규모 유심 정보 유출 사태를 빚었던 SK텔레콤 사례와 비교해 피해 규모와 성격이 다른 만큼, 일괄적인 제재보다는 실질적인 피해 여부를 따져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은 지난 9월 8일 발족 이후 70여 일이 지나도록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쟁점은 KT가 해킹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도 은폐했는지 여부와 이에 따른 후속 조치인 ‘위약금 면제’ 범위다.
현재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한 야당과 시민단체는 “KT가 침해사고를 은폐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최우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이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KT 침해사고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일괄적 면제 조치가 사안의 경중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교 대상이 되는 지난 4월 SKT 사태의 경우 정보유출 규모가 전 가입자에 달했던 반면, 이번 KT 사태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국회 입법조사처 역시 최근 최 위원장에게 제출한 회신에서 신중론을 제기했다. 입법조사처는 KT의 관리 소홀과 은폐 시도 등 약관 위반의 중대성은 인정하면서도 “SKT 사건에 비해 가입자식별번호(IMSI) 유출 규모가 현저히 작고, 소액결제 피해 금액을 실제로 청구하지 않고 사전에 면제한 점은 의무 위반 정도를 평가할 때 참작해야 할 요소”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SK텔레콤 사태 당시 정부는 조사단 발족 73일 만에 전 고객 위약금 면제를 권고하고 사측이 이를 즉각 수용했으나, KT의 경우 정부가 최종 판단을 미루고 있는 것도 이러한 차이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안 실패와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엄정한 수사와 책임 규명이 필요하지만, 이를 이유로 정보유출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대다수 일반 고객에게까지 위약금을 면제해주라는 것은 포퓰리즘적 성격이 짙다”며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고의성과 중과실 여부를 따져 합리적인 수준의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9일 오전 KT 판교 사옥과 방배 사옥 등에 수사관을 보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KT가 해킹 피해 사실을 인지한 뒤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고의로 서버를 폐기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으며, 황태선 KT 정보보안실장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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