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KT 김영섭 퇴진 압박 시작됐다… ‘CEO 잔혹사’ 또 재연되나

시간 입력 2025-09-24 17:30:00 시간 수정 2025-09-24 17: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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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A 허위 보고·서버 폐기 등 증거 인멸 의혹 집중 포화
소액결제 피해 초기 대응 부실·수사 비협조 등 비판도
국회, 김영섭 대표 사퇴 압박…“사태해결이 우선” 회피

<그래픽=사유진 기자>

KT의 무단 소액결제 및 서버 해킹 사태와 관련해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김영섭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의 안일한 대응과 리더십 부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의원들은 KT가 사태 발생 초기부터 조직적으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는 구체적인 정황들을 제시하며, 김 대표를 향해서 사퇴 요구를 쏟아냈다. 내년 3월 임기 시한을 앞두고 있는 김 대표는 “총괄적으로 책임지겠다”면서도 즉각적인 거취 표명은 피했다.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KT·롯데카드 해킹 사태 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청문회에는 김영섭 대표를 비롯해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 황태선 정보보안실장 등 KT 핵심 임원진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청문회 내내 의원들은 KT가 무단 소액결제 및 서버 해킹 사건을 축소·은폐 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월 1일 경찰로부터 소액결제 피해 통지를 받았음에도 ‘그럴 리 없다’며 9월 5일까지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지적하며 KT의 초기 대응 부실을 질타했다.

황 의원은 이어 “KT 내부 자료에는 9월 4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고 나와 있는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는 이상 징후가 없었다고 허위 보고했다”며 “피해가 터지는 동안 서버를 폐기한 것은 명백한 증거 인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사건이 더 커질까 봐 은폐하고 싶었나. 축소·은폐의 전형으로 교과서에 남겨야 할 수준”라며 KT의 태도를 맹비난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KT의 허위 보고 정황. <출처=국회방송 생중계 화면 갈무리>

같은 당 노종면 의원은 경찰의 초기 수사 과정에서 KT가 보인 비협조적인 태도를 ‘뺑뺑이 돌리기’에 비유하며 조직적 은폐 시도가 있었음을 주장했다. 노 의원은 “9월 1일 경찰이 KT 광명지사에 연락하자 구로지사로, 구로지사는 다시 본사 법무실로 책임을 떠넘겼다”며 “수사관이 담당 간부와 통화하기까지 만 하루가 걸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래놓고 역부족이었다, 일할 분량이 많았다고 변명하는 것은 국회에 나와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조직)상층부에 문제가 생기면 숨기려는 음험한 조직 문화가 KT를 후진적 기업으로 전락시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KT의 행위를 ‘범죄’로 규정했다. 이 의원은 “가장 중요한 증거인 서버 폐기에 대해 KT가 세 번이나 말을 바꿨다”면서 “증거 인멸을 위한 조직적 은폐고 범죄”라고 단언했다.

그는 특히 지난 19일 국회 과방위 위원들의 현장 방문 당시, KT가 서버 백업 로그의 존재를 알고도 숨겼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사건 은폐를 위해 조직적인 범죄를 KT 대표를 포함한 상층부에서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지난 SKT 해킹 때도 청문회를 두 번 했지만, SKT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언급하며 KT의 대응 수준이 유독 심각했음을 강조했다.

김영섭 KT 대표이사(오른쪽)가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통신·금융 대규모 해킹사고에 대한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KT의 부실한 사후 대응에 김영섭 대표의 책임론도 대두됐다. 의원들은 사태의 최종 책임자로서 김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황정아 의원은 “대표직에 연연하지 않고 이 사태를 책임진 후 내려오겠다고 말씀하셔야 하지 않겠나”라며 사퇴를 직접 압박했다. 이에 김 대표는 “지금 그런 말씀을 드리기는 부적절하다고 본다. 우선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황 의원은 이어 “추가 피해가 드러나면 위증으로 처벌받고 바로 사퇴하겠다고 약속할 수 있느냐”고 재차 물었으나 김 대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롯데카드 대표가 본인 사임을 포함한 인적 쇄신을 고려 중이라고 답변한 것과 비교하며 “KT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금전 피해가 있는데도 (대표가)버티고 있는 걸 어느 국민이 이해하겠나”라며 “설마 연임을 생각하는 건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관리도 부실하고, 책임은 회피하며 밑에 직원에게 미루고 있다. 사태가 끝나면 사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직격했다.

가장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은 이훈기 의원이었다. 그는 과방위원들의 KT 현장 방문 당시 로그 백업 여부에 대해 허위로 보고한 것을 상기시키며 “경황이 없어서 (중요 사실을) 보고 못 했다는 게 말이 되나. 그 정도 수준이면 대표 자리에서 당장 물러나라”고 소리쳤다.

이처럼 의원들의 전방위적인 사퇴 압박에도 김영섭 대표는 “여러 처리 과정에서 부적절하고 부족한 점이 많았다. 총괄적으로 제 책임”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사태 해결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끝내 즉답을 피했다.

한편, KT는 서버 해킹으로 개인 정보가 유출된 2만여명에 대한 위약금 면제를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정보 유출까지 피해가 발생한 고객 2만 30명에게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최종 조사 결과를 보고 피해 내용을 고려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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