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HD현대미포 합병 결정…35년 방산 연매출 10조 목표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도 내년 1월 통합 법인 출범
승계 임박한 정 수석부회장, 포트폴리오 재정비하며 그룹 변화 주도
HD현대가 건설기계에 이어 조선 부문까지 계열사 간 합병 카드를 꺼내들며 새 판짜기에 돌입했다. 시너지 확장과 규모의 경제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대는 물론, 치열해지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재편을 계기로 ‘오너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오는 12월 1일 통합법인 ‘HD현대중공업’으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앞서 양사는 지난 2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의결했다.
이번 합병의 가장 큰 목적은 방산 분야의 경쟁력 강화다. ‘마스가’ 프로젝트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양적‧질적 대형화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최첨단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자격이 있는 HD현대중공업에 HD현대미포의 생산과 정비 능력을 결합하면 훨씬 더 많은 함정 MRO 사업을 수주할 수 있고, 나아가 신규 건조에 진출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특수선 도크를 국내 사업 중심으로 채우는 대신, HD현대미포의 도크 4개 중 2개를 향후 수주할 특수선 도크로 전환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이 보유 중이던 5번 도크도 재가동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통합 법인은 상선 부문에서 매출 감소 없이 특수선 외형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내년 이후까지 특수선 수주 기회도 많다. 국내의 경우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프로젝트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장보고2 성능개량 사업, 해외의 경우 숏리스트(적격후보)에 선정된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 외에도 필리핀, 페루, 사우디 등에서 군함 수출 등 수주 성과가 기대된다.
HD현대중공업은 오는 2035년까지 매출 37조원, 이 가운데 방산 부문 매출 10조원 이상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1조원대에 불과했던 특수선 매출을 향후 11년간 연평균 21% 성장시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최다 함정 건조 및 수출 실적을 보유한 조선사로서,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해 놓은 상태”라면서 “여기에 HD현대미포가 갖춘 함정 건조에 적합한 사이즈의 도크와 설비 및 우수한 인적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신속하게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도 추진 중이다. 양사의 통합 법인은 내년 1월 1일 최종 합병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HD현대건설기계가 존속법인으로 남아 HD현대인프라코어를 합병하는 형태다.
양사는 콤팩트부터 초대형까지 아우르는 건설장비의 풀 라인업을 구축해 사업의 근원적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엔진 사업과 부품 교체·유지보수 중심의 애프터마켓(AM) 사업을 본격 육성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통합된 연구개발(R&D) 역량으로 전동화·스마트 장비, 토탈 솔루션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합병법으로 출범한 HD건설기계는 오는 2030년까지 건설기계 부문에서 14조8000억원을 달성하다는 목표다. 이는 지난해 매출과 비교해 약 두 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11%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HD현대의 사업재편 중심에는 회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기선 수석부회장이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2023년 11월 부회장에 선임된 이후 지난해 11월 1년 만에 다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차기 총수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그는 젊고 창의적인 리더십으로 조선과 건설기계, 에너지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체화하고, 한발 더 나아가 신사업 발굴과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HD현대의 전환점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정 수석부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후 그룹의 외형 확대와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번 사업재편 성과에 따라 정 수석 부회장의 승계 시계도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HD현대의 합병으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한화그룹과 글로벌 방산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정 수석부회장의 승계 절자가 아직 완료되진 않았지만, 차기 총수인 만큼 그룹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면서 본인만의 색깔을 입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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