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 뒤흔든 해킹 사태, 1348억원 ‘역대급 과징금’으로 마침표
최태원 회장까지 대국민 사과…후속조치에 1조6000억원 투입
최대 리스크 해소에 안도…악몽 벗어나, 다시 미래 먹거리 ‘AI’ 전력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가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끝으로 4개월여 만에 사실상 마무리됐다. SKT는 유심 교체, 고객 보상, 과징금, 정보보호 투자 등을 포함해 총 1조64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을 치르게 됐지만, 시장에서는 그나마 2차 피해 없이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SKT는 최악의 정보보호 사태라는 악몽에서 벗어나, 고객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AI 사업 등 미래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 역대 최대 과징금 1348억원…관리 소홀 책임 물어
28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SK텔레콤에 개인정보 보호 법규 위반으로 과징금 1347억9100만원과 과태료 96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부과된 과징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개인정보위는 약 3개월간의 집중 조사를 통해 이번 사태가 SKT의 총체적인 보안 관리 부실에서 비롯됐다고 결론 내렸다. 조사 결과, SKT는 △방화벽 설정 미흡 △서버 계정정보 관리 부실 △중요 정보 암호화 조치 미이행 △악성 프로그램 방지 대책 소홀 등 다방면에서 심각한 보안 허점을 드러냈다.
특히 유심 복제에 악용될 수 있는 인증키(Ki)까지 유출 정보에 포함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점이 지적됐다. 개인정보위는 SKT에 과징금 부과와 더불어 3개월 내 재발 방지 대책 수립,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의 역할 강화 등 강도 높은 시정조치를 명령했다.
SKT 측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이번 결과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으며, 모든 경영활동에 있어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삼고 고객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조사 및 의결 과정에서 당사 조치 사항과 입장을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결과에 반영되지 않아 유감이다. 향후 의결서 수령 후에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입장을 정할 예정”이라며 행정소송에 대한 가능성도 시사했다.

<출처=SKT IR 자료>
◆ 유심 해킹 후 마무리까지 4개월…수습 비용 1.6조원 넘어
SKT의 유심 해킹 사태는 지난 4월 18일 네트워크 트래픽 이상 징후 감지로 처음 시작됐다. 이후 악성코드 발견, 가입자인증서버(HSS) 침해 확인을 거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신고하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다.
SKT는 사고 발생 후 일주일이 지난 4월 25일 유영상 대표의 공식 사과와 함께 전 고객 유심 무상 교체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대응 국면에 들어섰다. 특히 5월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고, 신규 영업을 50일간 중단하는 초유의 조치까지 단행했다. 7월에는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결과 발표와 함께 SKT가 위약금 면제, 고객 감사 패키지, 정보보호투자 확대 등의 후속 대책을 발표하며 사태는 일단락 됐다.
개인정보위에 접수된 집단 분쟁조정 3건과 개인 분쟁조정 610건 등에 대한 절차는 아직 남아있지만, 국가적으로 큰 우려를 낳은 SKT의 해킹 사태는 사상 최대의 과징금 처분을 계기로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SKT는 4개월간 최악의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SKT는 △전 고객 유심 교체 및 대리점 피해 보상 2500억원 △요금 할인 등 ‘고객 감사 패키지’ 5000억원 △개인정보위 과징금 약 1350억원 △향후 5년간 정보보호 투자 7000억원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 추정액 500억~600억원 등 총 1조6400억원 가량의 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정보보호 투자액의 경우 2024년 투자액(933억원)을 고려하면 추가로 투자하는 금액이 5년 간 2300억원에 달한다.

<출처=SKT>
◆ 악재 털어낸 SKT, 다시 AI로
SKT가 이번 사태로 천문학적인 비용 손해와 1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 이탈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고 사태를 매듭지은 만큼, 이제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SKT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에 주관 컨소시엄으로 선정되며 ‘K-AI 기업’이라는 국가대표 타이틀을 얻었다. 이는 단순한 연구과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AI 주권을 책임지는 핵심 기업으로 공인받았음을 의미한다.
SKT는 자체 AI 모델인 ‘A.X’ 시리즈를 넘어 텍스트, 음성, 이미지, 영상을 아우르는 차세대 ‘K-AI 옴니모달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천억에서 수조 파라미터 규모의 초거대 모델을 구축하고,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성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해킹 사태로 인한 대규모 손실은 단기적으로 큰 부담이지만, 과징금 확정으로 더 이상의 리스크가 사라진 것은 긍정적”이라며 “SKT가 보안 체계를 재정비해 신뢰를 회복하고, ‘K-AI’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미래 성장성을 증명하는 것이 과제”라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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