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망 사용료’ 철회, 한국도 발 빼나…KT·SKB·LGU+, ‘망 무임승차’ 폭탄 맞나

시간 입력 2025-07-30 17:48:21 시간 수정 2025-07-30 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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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미국과 협상서 “망 사용료 부과 않겠다” 합의
美, 한국에 “최종안 가져오라”…망 사용료 등 철회 압박
글로벌 빅테크, 국내 트래픽 43% 차지…‘망 무임승차’ 논란 지속

한미 관세협상이 초읽기로 접어든 가운데, 한국이 플랫폼 규제는 물론 ‘망 사용료(네트워크 이용료)’까지 미국에 양보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유럽연합(EU)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향후 망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층 거센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미 백악관은 미·EU 관세 협상 관련 보도자료에서 “양국은 불공정한 디지털 무역 장벽을 교정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EU는 네트워크 사용료(망 사용료)를 채택하거나 유지하지 않기로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그간 망 사용료 부과 법안을 대표적인 ‘디지털 무역 장벽’으로 지목해 온 미국 정부의 입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EU는 한국과 더불어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망 사용료를 요구해 온 대표적인 지역이었다. 그러나 EU가 먼저 미국에 백기를 들면서, 이어지는 한미 협상에서 한국 정부 또한 망 사용료 도입을 철회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현재 한미 양국은 막바지 관세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측은 “최선의, 최종적인 협상안을 테이블에 올려달라”고 요구하며, 기존 협상안에 더해 대미투자는 물론 플랫폼 규제, 망 사용료 등 이른바 ‘디지털 무역 장벽’ 철회까지 바라는 모양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앞서 지난 3월 ‘2025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망 사용료 의무화 법안을 콕 짚어 비판한 바 있다. 당시 USTR은 “한국의 3대 통신사 과점을 강화해 콘텐츠 산업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및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함께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를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동안 망 사용료 의무화를 지지했던 국내 통신사들은 협상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구글, 넷플릭스,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은 국내에서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대가는 거의 지불하지 않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인터넷 트래픽 발생량 1위는 구글(유튜브 포함)로 전체의 30.6%를 차지했으며, 넷플릭스(6.9%), 메타(5.1%)가 그 뒤를 이었다. 이들 글로벌 빅테크 3사의 점유율 합계는 42.6%에 달한다.

실제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은 폭증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특히 최근 생성형 AI 기술 발전으로 향후 네트워크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망 무임승차’를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트래픽의 절반 가까이를 유발하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비용 분담은 외면하는 것은 명백한 무임승차”라며 “이러한 불공정이 지속된다면 결국 투자 위축과 망 품질 저하로 이어져, 그 피해는 이용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CP들도 억울하기는 마찬가지다. 네이버(2.9%)와 카카오(1.1%) 등의 트래픽 점유율은 글로벌 빅테크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통신사들에게 매년 수백억원의 망 사용료를 내고 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 역시 “국내 기업들은 막대한 망 사용료를 지불하며 역차별을 받고 있다”며 “쉽지 않겠지만 정부가 이번 협상에서 디지털 주권을 지키고, 국내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미국에 급파, 오는 31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최종 담판을 벌일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동일 기자 / same91@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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