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신조선가, 2억7350만달러…LNG선 뛰어 넘어
美의 中 제재‧친환경 규제 강화로 수요 늘면서 가격 상승 추세
조선 3사, 현재까지 총 52척 수주…지난해 수주량 이미 돌파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024년 건조해 인도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제공=HD한국조선해양>
컨테이너선의 신조선가(새로 건조되는 선박 가격)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뛰어 넘었다. 최근 LNG선의 발주가 줄어든 반면, 컨테이너선은 미국의 중국 제재와 친환경 규제 강화로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도 조단위 수주에 성공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초대형 컨테이너선(2만2000~2만4000TEU)의 신조선가지수는 2억7350만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2억5500만달러인 LNG운반선 보다 2000만달러 가량 높은 수준이다.
컨테이너선은 중국이 시장을 독식할 정도로 강세를 보여 왔다. 실제로 지난해 컨테이너선 시장의 중국 점유율은 86.6%에 달했다.
하지만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4월 중국 해운사와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글로벌 선주들이 중국 대신 한국 조선사에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친환경 규제 강화로 컨테이너선에 LNG 추진과 이중연료 엔진 등 첨단 기술이 요구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2만4000TEU급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사진제공=한화오션>
이에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올해 들어 발주가 줄어든 LNG선 대신 컨터이너선 수주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3사가 올 들어 현재까지(11일 기준)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총 52척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컨테이너선 수주량인 38척을 이미 돌파한 것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총 44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수주한 컨테이너선(28척) 보다 두 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한 선박 65척 가운데 절반 이상을 컨테이너선으로 채웠다.
한화오션은 세계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대만의 에버그린으로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한 상태다. 총 계약금액은 2조3286억원 규모로, 이 선박에는 LNG이중연료추진 엔진과 함께 축발전기모터시스템, 공기윤활시스템 등 최신 친환경 기술들이 대거 적용된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 4월 아시아 지역 선주와 컨테이너선 2척 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조선 3사의 컨테이너선 수주 릴레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3사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수주한 총 44척의 컨테이너선 중 약 60%인 26척이 LNG 이중연료 추진 사양에 해당한다”면서 “해상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연료 추진 사양의 선박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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