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편입 2년 만에 체질개선 성공…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시가총액 2022년 말 2조원에서 최근 24조원으로 12배 가량 불어
특수선 사업 외형 확대 중…올해 美 해군 MRO 수주 속도 붙을 듯

오는 23일 출범 2주년을 맞는 한화오션이 조선업 슈퍼사이클(초호황기)과 공격적인 투자에 힘입어 나날이 실적과 몸값을 높이고 있다. 한화그룹 편입 후 3년간 이어지던 적자를 끊어냈고, 시가총액은 무려 10배 넘게 불어났다. 한화오션의 인수를 주도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안목과 경영능력이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시가총액은 지난 14일 기준 24조원을 돌파한 24조3599억원을 기록했다. 한화그룹과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해인 2022년 12월 2조원과 비교하면 무려 12배 가량 치솟은 셈이다.
그룹 내에서는 시가총액이 37조원 달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각각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순위 7위와 1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 시절이던 2022년 말 영업손실이 무려 1조6136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한화그룹 품에 안긴 후 2023년 3분기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586억원으로 전년(529억원) 대비 38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2836억원 37.6% 늘었고, 영업이익률도 2.3%에서 8.2%로 높아졌다.
특히 특수선 사업의 외형 성장세가 눈길을 끈다. 1분기 특수선 사업부의 매출은 30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급증했고, 영업이익도 413억원으로 122% 성장했다. 이에 따라 특수선 부문 영업이익률은 13.6%로 지난해 1분기(4%)와 비교해 3배 이상 확대됐다.

존 필린 미국 해군성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에서 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유콘’함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오션>
회사는 지난해부터 미 해군 함정의 유지·정비·보수(MRO)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호 MRO 사업을 수주해 이를 성공적으로 인도했고, 11월 수주한 유콘함은 수리를 마치고 이달 출항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기도 했다. 현재는 필리조선소의 생산성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연간 1~1.5척의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미 해군 MRO 사업의 연간 수주 목표치는 5~6척으로 잡았다. 향후에는 MRO를 넘어 전투함, 항공모함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의 이러한 행보는 육·해·공을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한화그룹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그 중심에는 방산·조선·해양 등 그룹 알짜 사업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이 있다.
현재 기타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김 부회장은 인수 후 지난 2년 간 꾸준히 한화오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존 필린 미국 해군성 장관과 만나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김 부회장은 “미 해군의 전략적 수요에 맞춰 어떤 상황에서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건조 체계를 완비했다”며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내 조선소를 인수했을 뿐만 아니라 미 해군 MRO 사업도 성공적으로 완수했고, 미국 내 여러 조선소를 확보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북미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한화오션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배력이 높아진 만큼 양사의 시너지 효과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 지분율이 30%를 넘기면서 올 1분기부터 자회사로 편입, 한화오션의 매출도 연결 기준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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