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 1조2957억원에 그쳐
美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 위한 투자금 확보 관건
희망퇴직에 이어 동국제강에 자회사 매각 검토 중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이 미국 진출을 앞두고 군살 빼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제철소 건설을 위해 대규모 투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만큼 자회사 매각을 검토하는 등 다각도로 사업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 현대IFC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IFC는 현대제철 단조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2020년 출범한 곳이다. 조선용 단조제품과 단강을 생산하고 자동차, 에너지, 항공, 방산 등 프리미엄 고부가가치 제품영역으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2023년 말 매출액은 개별기준 5365억원을 기록했다.
유력한 인수자로는 동국제강이 거론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철강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보강근(GFRP) 브랜드 ‘디케이(DK) 그린바’를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제철은 현대스틸파이프 매각도 함께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스틸파이프는 현대제철이 강관 사업 부문 경쟁력 제고를 위해 사업부를 분리해 설립한 100% 자회사다.
현대제철의 이번 자회사 매각은 미국 제철소 건설에 필요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철강 연 270만톤을 생산하는 전기로 제철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내년 3분기부터 2029년 1분기까지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가 투자될 예정이다.
투자 재원은 자기자본 50%, 외부 차입 50%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말 기준 1조2956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회사 매각 대금을 미국 제철소 건설을 위한 투자 재원의 일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회사는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전 사업 부문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시행 중이다. 최근에는 4월 한 달간 국내 최대 철근 생산기지인 인천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다만, 현대제철은 현대IFC 매각이 미국 제철소 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IFC 매각은 미국 제철소 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 목적이 아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고민했던 방안 중 하나”라면서 “전반적인 사업구조 강화 및 경영 효율화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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