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 카드 꺼내 든 현대제철, 위기 속 돌파구 될까

시간 입력 2025-03-25 18:00:00 시간 수정 2025-03-25 17: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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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억달러 들여 루이지애나주에 연 270만톤 전기로 제철소 신설  
2029년 상업 생산 목표…車 강판 특화 전기로 기반 제품 공급
공급 현지화로 신성장 동력 확보 및 중장기 탄소저감 체제 전환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이 58억달러(약 8조5000억원)를 투자해 미국에 전기로 제철소를 짓는다. 자동차강판 공급을 현지화 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중장기 탄소저감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만큼 현대제철의 승부수가 통할지 주목된다.

25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2029년 상업 생산을 목표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는 현대제철의 첫 해외 생산 거점이다.

신규 전기로 제철소는 원료부터 제품까지 일관 공정을 갖춘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다.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는 원료 생산 설비(DRP)와 전기로, 열연 및 냉연강판 생산 설비로 구성돼 연간 270만톤의 생산 규모를 갖출 예정이다. 전기로는 고로 대비 탄소 배출량이 적다.

현대제철의 전기로 제철소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신규로 가동되는 HMGMA와 인접해 있다. 이에 따라 물류비 절감과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는 물론 미국 완성차 메이커들의 전략 차종에 들어가는 강판을 주력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멕시코,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을 비롯해 유럽 현지 글로벌 완성차 업체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이 대미 투자에 나선 이유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높아진 무역장벽을 넘기 위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12일(현지시간)부로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철강재의 미국 시장 가격이 25% 상승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수출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현재 전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을 검토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중국발 저가 철강재 공습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1595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가량 급감했다. 이러한 비상 상황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선언한 것은 새로운 성장을 위해 정면 돌파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냉연강판.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지난 2010년 당진제철소 완공 이후 자동차 소재 분야에서 특화된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전기로 제철소 건설을 통해 고품질의 자동차강판을 직접 생산·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 철강시장은 견고한 철강 수요와 높은 가격, 미래 성장성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국내 대비 천연가스·전력 등의 에너지 비용이 낮고 물류비 절감도 가능해 원가경쟁력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향후 미국 내 견조한 수요와 인프라 활용을 통해 탄소저감 전기로 생산체계가 안정적으로 구축되면, 국내에도 확대 적용해 탄소중립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현지에 전기로를 지을 경우 에너지 가격이 싸고 관세나 탄소세 등 수입규제 정책을 피할 수 있지만, 건설비를 포함한 전반적인 운영비가 그만큼 올라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공장을 짓고 가동할 시점부터는 다음 대선 국면과 맞닥뜨려야 하는데다 현대차 외에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투자 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현대차그룹과 공동 투자를 협의 중“이라며 ”미래성장 기반을 확보하고 지속성장이 가능한 철강사의 방향성을 확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서 자동차, 부품 및 물류, 철강, 미래 산업 등 산업 분야에 210억달러(약 30조8000억원)를 투자하는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자동차에 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에 61억달러, 미래산업 에너지에 63억달러를 각각 투자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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