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AI 시대 새 먹거리 발굴 ‘총력전’…“AI 로봇·데이터센터 배터리 선점한다”

시간 입력 2025-02-25 17:48:15 시간 수정 2025-02-25 17:4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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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부진 대체 시장 발굴
로봇·데이터센터 시장 공략
맞춤형 제품·기술 개발 추진

삼성SDI의 '인터배터리 2025' 부스 조감도. <사진=삼성SDI>
삼성SDI의 '인터배터리 2025' 부스 조감도.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AI(인공지능) 시대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로봇, 데이터센터 시장공략에 나선다. 주력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한파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AI 시대 새로운 시장개척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SDI는 ‘인셀리전트 라이프(InCelligent Life, 배터리 기술로 업그레이드 되는 우리의 일상)’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차세대 배터리 제품과 혁신 기술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25일 삼성SDI는 현대차·기아와 고성능 로봇 전용 배터리를 공동 개발한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출력과 사용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양사는 구조가 복잡하고 비정형적인 로봇에 최적화된 배터리가 없다는 점에 착안, 제휴를 맺게됐다. 현재 로봇 산업군에서 사용 중인 배터리가 대부분 전동공구나 경량 전기 이동수단(LEV) 등에 쓰이는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문제는 로봇의 특성상 배터리 탑재 공간이 제한적인 데다가 규격에 맞춰 작은 셀을 적용하면 출력 용량도 함께 줄었다는 점이다. 최근 AI 기술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등의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이러한 기술 발전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로봇을 움직이게 할 전력 공급원인 배터리가 필수적이다.

삼성SDI와 현대차·기아간 협력은 각각 보유한 자원과 전문 기술 역량을 한 곳에 모아 로봇 전용 배터리를 개발하고 다양한 서비스 로봇에 탑재하겠다는 공동의 목표에 따른 것이다. 양사는 배터리 형태를 제한된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동시에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켜 출력과 사용시간을 대폭 늘린 로봇 전용 고성능 배터리를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조한제 삼성SDI 소형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오른쪽)과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조한제 삼성SDI 소형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오른쪽)과 현동진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장 상무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는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고용량 소재를 개발하고, 설계 최적화를 통한 배터리 효율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용 시간이 기존 대비 대폭 늘어나고 가격 경쟁력도 갖출 로봇 전용 배터리를 확보해 나갈 구상이다.

삼성SDI가 개발한 로봇 전용 배터리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로 보내져 로봇 적용 평가 및 성능 고도화를 추진하게 된다. 다년간의 로봇 개발 및 운용 경험으로 축적한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배터리 최대 충·방전 성능, 사용 시간 및 보증 수명 평가 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이번 제휴로 오는 3월에 예정된 인터배터리 2025 삼성SDI 전시관에 현대차·기아의 서비스 로봇 달이(DAL-e)와 소형 모빌리티 모베드(MobED)를 전시할 예정이다. 일상을 바꿀 수 있는 로봇 성능을 시연하고 관람객과 업계 관계자에게 로봇용 배터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선보인다.

조한제 삼성SDI 소형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은 “현대차·기아와 함께 로봇 시장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게 됐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로봇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당사만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최고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일체형 ESS 제품인 ‘SBB(삼성 배터리 박스)’ 모형 이미지. <사진=박대한 기자> 
삼성SDI의 일체형 ESS 제품인 ‘SBB(삼성 배터리 박스)’ 모형 이미지. <사진=박대한 기자> 

삼성SDI는 미래 먹거리로 로봇과 함께 데이터센터(IDC)에서 활용될 ESS(에너지저장장치)·UPS(무정전전원장치)도 주목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0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약 200~250TWh로 세계 전력 수요의 약 1%에서 오는 2030년에는 약 8%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AI가 발전하면서 AI 작업에 최적화된 데이터센터까지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ESS·UPS도 덩달아 새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SDI는 전력용 ESS와 UPS(무정전전원장치)용 판매가 증가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AI 데이터센터가 필요로 하는 대규모 전력을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보조하기 위해서는 ESS가 필요하고, 갑작스러운 정전에 전력이 끊어져 데이터 손실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UPS로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혁신 기술이 집약된 SBB를 기존 1.0에서 업그레이드한 1.5를 선보였다. 이는 직전 모델보다 안전성과 용량을 개선한 제품이다. 또 올해 중으로 UPS용 고출력 배터리를 양산해 시장의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UPS용 고출력 배터리는 기존 제품 대비 랙 당 출력을 40% 이상 향상시키고 수명도 늘렸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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