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부진·중국발 공급 과잉에 이어 정전 사태 직면
LG화학·롯데케미칼, 정전에 따른 수십억원 손실 예상

국내 화학 업계를 대표하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수요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에 이어 정전 사태로 인한 생산 중단을 겪게 됐다. 정전으로 멈춘 공정을 다시 가동하기 위해서는 수십억원의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께부터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전기 공급이 끊어지면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단지 내에서도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공장만 전력이 끊긴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단지 내 LG화학의 나프타분해시설(NCC)은 에틸렌 기준 연산 130만톤의 생산능력를 갖추고 있으며, 롯데케미칼도 연산 11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해왔다. 정전으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예상치 못하게 수십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단지 내 일시적으로 검은 매연이 뿜어져 나왔다. 이는 전력이 중단되면서 폐가스 연소 과정에서 정제 기능이 마비됐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각 업체는 생산공정에 투입된 원료를 모두 연소시키고 생산 재개까지 공장을 전면 폐쇄했다. 공장 가동이 멈추면 이미 투입된 원료에서 제대로 된 제품이 생산되지 않고 설비에 영향이 생길 수 있어 원료를 모두 태워야 한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오후 4시 30분깨 생산 중단 공시를 게시했다. LG화학은 에틸렌, 폴리에틸렌(PE) 등의 일시적 생산 감소가, 롯데케미칼은 납사분해(NC),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의 생산 감소가 예상된다. LG화학은 설비 점검 후 공장 재가동을 진행하여 생산차질 최소화하고 롯데케미칼은 순차적으로 가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번 정전 사태로 불황을 겪고 있는 LG화학, 롯데케미칼에는 구체적인 경위와 피해 규모를 파악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방 시장 부진에 따른 수요 부진과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정전으로 손실이 늘어날 상황을 직면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LG화학 4분기 영업손실 2520억원으로 5년 만에 분기 적자를, 롯데케미칼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화학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9년 4분기 이후 5년 만이다. LG화학은 범용 사업을 줄이고 비주력 사업 매각 등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전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등 에셋 라이트(자산 경량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30년까지 기초화학 부문 매출 비중을 30%까지 줄일 계획이다.
한편 LG화학, 롯데대산유화(현 롯데케미칼)은 2006년 변전소 변압기 고장으로 정전을 겪은 뒤 한국전력에 104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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