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후판 반덤핑 관세 후폭풍…철강사 ‘웃고’ 조선사 ‘울상’

시간 입력 2025-02-21 17:30:00 시간 수정 2025-02-21 15: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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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국산 철강 후판에 최대 38% 반덤핑 부과 예비 판정
줄다리기 중인 철강‧조선업계 후판 가격 협상에도 영향 미칠 듯
철강사, 예상 웃도는 조치에 반색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
조선사 “후판이 선박 전체 원가 20% 차지” 수익성 악화 우려  

현대제철에서 생산하는 열연 제품. <사진제공=현대제철>

정부가 중국산 저가 후판에 반덤핑 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 반면, 조선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후판에 대해 27.91%~38.02%의 예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해달라고 기획재정부에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추후 기재부의 잠정 조치가 시행될 경우 관세가 부과된다.

후판은 주로 선박 제조용이나 건설용 철강재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을 말한다. 그동안 철강업계는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매년 증가하면서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은 내수 부진에 따른 재고를 한국에 저가로 밀어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후판 수요는 780만톤으로, 이 가운데 중국산 후판 물량은 138만톤(스테인리스 후판 포함)에 달했다. 2022년 81만톤에 불과하던 중국산 후판이 130만톤을 넘어선 것이다. 

무역위가 중국산 후판에 대해 덤핑 예비판정을 내리면서 후판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사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반색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번 예비 판정은 국내 철강업계의 실질적인 피해가 확인된 것”이라며 “전 세계적인 정세로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반덤핑 관세는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철강사들은 실제 유통 가격의 변화, 중국산 제품 가격 변동 폭 등을 분석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4천000입방미터급 LNG 운반선. <사진제공=HD현대>

반면, 조선사들은 후판 가격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후판이 선박 제조원가의 20%를 차지하는 만큼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오랜 불황의 터널을 지나 이제 막 기지개를 펴려던 조선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다”며 “이번 조치는 궁극적으로 국내 조선사의 경쟁력 저하를 가져와 선박 수주 물량이 감소, 오히려 후판 사용이 줄어드는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이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상생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치로 후판 시장이 정상화 되면서 후판 가격도 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조선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에서 사실상 협상력을 잃었던 철강사들이 합리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철강사와 조선사와 후판 가격을 놓고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연 2회 협상을 진행한다. 하지만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늘면서 최근 양측의 협상은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은 해를 넘긴 현재까지 타결되지 않은 상태다.

그 동안 조선사들은 중국의 저가 제품 유입으로 후판 협상에서 우위를 점해 왔다. 실제로 후판 가격은 2023년 하반기 90만원 후반에 이어 지난해 상반기 90만원 초중반으로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낮춘 바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조치로 철강사들이 가격 협상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각 철강사와 조선사 간 후판 공급 물량과 방식, 가격 등 계약 조건이 다른 만큼 판매가나 판매 물량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기까지 시차가 있을 전망”이라며 “물론 가격 협상 때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무역위는 현대제철이 제소한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도 이달 중 착수할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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