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전년比 60% 급감에도 노조, 사상 최대 성과급 요구
당장 내달부터 미 관세 25% 부과 전망…현지 공장 건설 저울질
‘취임 2년차’ 서 사장, 외부 악재와 노사 갈등 겹쳐…해결과제 산적

현대제철이 내우외환으로 시름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급감한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와 노사 갈등이 겹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취임 2년차에 접어든 서강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144억원으로 전년 대비 60.6% 급감했다. 매출은 23조2261억원으로 10.4%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1232억원으로 72.2% 쪼그라들었다.
현대제철은 중국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면서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2022년 1조6165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023년 7983억원으로 반토막 난데 이어 지난해 30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현재 중국은 내수 부진에 따른 재고를 싼 값으로 한국에 밀어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 유입된 중국산 후판 물량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후판 수입 물량은 2022년 79만톤에서 2023년 130만톤으로 두 배 가량 늘었고, 지난해에도 137톤(스테인리스 후판 제외)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여파로 현대제철은 공장 문을 닫는 등 생존을 위한 버티기에 돌입한 상태다. 회사는 지난해 말 가동률이 10%대로 떨어진 포항2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가, 노조의 반발로 12월부터 축소 운영 중이다. 올해 초에는 철근 감산을 위해 인천 2철근 공장과 포항 철근 공장 등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조 리스크까지 확산되고 있다. 노조가 사상 최대 성과급을 요구하면서 지난해 9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상견례 후 현재까지 합의점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달 11일에는 노조의 총파업으로 5개 사업장(충남‧당진‧포항‧인천‧광주)의 제철소 조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노조는 최근 진행된 제21차 교섭에서 사측이 제시한 기본급 400%에 1000만원을 더한 성과급 지급안을 거부했다. 노조는 현대자동차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비교해 부족하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핵심설비는 하루 정도 가동을 중단해도 영향이 크진 않다”면서도 “노사 양측은 현재 최종 합의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에서 생산하는 열연 제품. <사진제공=현대제철>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폭탄이 예고됐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인상 적용 시기는 다음달 12일이다. 철강 제품 운송에 한 달 이상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곧바로 시행되는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철강 관세 카드를 꺼내든 바 있다. 한국은 당시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을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톤)의 70%인 263만톤으로 제한하는 쿼터제를 받아들였지만, 이번에는 무관세 적용을 받았던 쿼터제도 사라지게 됐다.
철강업계는 미국이 25%의 관세를 물릴 경우,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현대제철은 미 현지에 생산 거점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내우외환에 직면한 만큼 서강현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룹 내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는 서 사장은 2023년 11월 사장 자리에 오른 후, 부채비율을 줄이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실적 부진과 노사 갈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서 사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국내외 지정학적 리스크는 불확실성을 더하고,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 기조는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수익 중심 사업 체계 강화, 탄소중립 실행의 효율성 제고, 미래 성장 기반 확보 등 세가지 사업 전략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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