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은 K-배터리, 캐즘·중국·트럼프 ‘삼중고’

시간 입력 2025-02-08 07:00:00 시간 수정 2025-02-07 17: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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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실적 곤두박질에 적자 확대로 난항
오는 1분기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회복세 전망
원가 절감·기술력 확보·투자 재검토 등 분주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모두 지난해 전기차 시장 둔화와 중국 배터리 기업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실적이 급락했다. 문제는 여기에 올해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하면서 주력 시장인 미국 경영 환경이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3사는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중국발 저가 공세, 트럼프 통상환경 불확실성 등 눈앞에 닥친 삼중고를 돌파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8일 SK온의 실적 발표를 끝으로 K-배터리 3사의 지난해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지난해 3분기 깜짝 흑자를 냈던 SK온이지만, 4분기 353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판매 물량이 늘었음에도 전분기 기저효과와 일회성 비용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SK온은 지난해 연간을 기준으로 영업손실 1조1270억원을 기록했다.

SK온이 4분기에 적자를 기록하면서 K-배터리 3사 모두 분기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LG엔솔과 삼성SDI는 연간 영업이익이 각각 5754억원, 3633억원을 거뒀다. 다만 4분기 기준으로 LG엔솔은 2255억원, 삼성SDI는 25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대규모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는 K-배터리 3사는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전방 산업인 전기차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공장 가동률을 조정하게 됐다. 공장 가동률 조정에 따른 고정비가 증가했고 메탈가 하락에 따른 판가 약세가 지속됐다. 또 불용 재고 폐기, 재고자산에 대한 충당금 등의 일회성 비용이 수익성을 끌어 내렸다.

파우치·각형·원통형 배터리 이미지. <사진=각사>

K-배터리 3사는 오는 1분기가 저점이 될 것이라고 입 모았다. 이창실 LG엔솔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전기차 제조사들과 논의한 결과 1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물량이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CFO) 부사장은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제외하고는 분기별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경훈 재무담당 부사장은 “1분기 이후 점진적으로 회복해 올해 매출과 손익이 전년 대비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K-배터리 3사는 시장이 회복하는 시기에 앞서 나가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데 분주하다.

우선 중국 배터리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원가 절감에 힘 쏟고 있다. LG엔솔은 염가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확대 적용하는 등 근본적인 재료비 절감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기존 습식 공정에 비해 에너지 밀도와 원가 경쟁력을 개선한 건식전극 공정 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내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삼성SDI는 내년 상반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된 ESS인 ‘SBB 2.0’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LFP 배터리 기술력에 있어서 중국에 비해 K-배터리가 후발주자지만 삼성SDI는 원가 경쟁력과 용량을 높인 LFP ESS를 통해 시장을 확대해 나갈 구상이다.

신증설 투자를 재검토하고 속도 조절하면서 질적 성장을 도모해 나갈 전망이다. SK온은 블루오벌SK 테네시 공장의 기존 상업 가동 일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기존 2025년에서 2026년으로 미룬 것이다. 대신 기존 생산 라인 운영 최적화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SK온은 지난 1일을 SK엔텀과의 합병을 마무리해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엔텀 3사 간 합병을 끝맺었다. 이번 합병을 통해 연간 5000억원 규모의 감가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온은 개선된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제조 경쟁력, 연구개발 역량 강화,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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