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캐나다·멕시코에 25%·중국에 10% 관세 부과
관세·탄소세 부과 시 韓 철강사들도 타격 불가피
지난해 영업익 뚝…포스코 30%↓·현대제철 6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확정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지난해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도 관세와 철강 수입 쿼터 축소 등의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2조174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72조6880억원으로 5.8% 줄었다. 철강 부문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3% 감소한 1조4730억원에 그쳤다.
현대제철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0.6% 감소한 3144억원으로 집계됐고, 매출은 10.4% 줄어든 23조2261억원에 그쳤다.
양사의 실적 부진은 글로벌 경기 불황 속 해외 저가 철강재 공세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영업이익이 급감한 탓이다. 이에 양사는 공장 문까지 닫으며 생산 감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 포항제철소 1제강공장 폐쇄에 이어 4개월 만인 11월 포항 1선재공장의 문을 45년 만에 닫는 등 공장 셧다운을 단행했다.
현대제철도 지난해 말 포항 2공장 폐쇄 결정 뒤 노조의 반발로 축소 운영으로 방침을 바꾸며 생산량 조절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인천 2철근공장 가동을 멈추고 포항 철근공장 가동을 열흘 넘게 중단하는 등 조업을 단축하고 있다.

문제는 올해도 좀처럼 시장 환경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이달 임기를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편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 강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미국은 오는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관세와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1기 당시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강에 적용해 한국으로부터의 철강 수입량을 2015∼2017년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톤)의 70%로 축소한 쿼터를 적용했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은 현재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톤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무관세 쿼터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20% 관세를 부과하는 보편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올해도 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대응책 마련을 고심 중이다.
포스코는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용지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JSW그룹과 인도에 일관제철소를 합작 건설하자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미국 현지에 상공정 투자도 검토 중이다. 상공정이란 고로 또는 전기로를 통해 철광석을 녹이는 공정을 말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미국 내 상공정 투자는 투자비용이 높고 변동성도 높아 다양한 옵션을 두고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글로벌 철강시황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당분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말했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서 차량용 강판을 생산해 현대차그룹에 납품할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수입 철강에 대한 고관세 부과를 피할 수 있고 비용 절감 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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