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8년만에 적자전환…“올해 ‘상저하고’, 허리띠 졸라매고 미래 투자 ”

시간 입력 2025-01-24 21:00:00 시간 수정 2025-01-24 14: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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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영업손실 2567억원 …8년 만에 ‘적자 전환’
스텔란티스·GM 합력 강화해 미국 생산능력 확대
내년 LFP 전용 ‘SBB 2.0’ 양산 추진 등 ESS 사업 강화
김윤태 “투자 계획 재점검, 미래 성장 투자는 지속”

삼성SDI 기흥 사업장 전경.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31개 분기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약세로 전기차, 전동공구 시장에서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지난해만큼 올해 경영환경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저하고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미래 성장을 위한 기술개발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에 투자하고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삼성SDI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256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제조세액공제(AMPC)를 제외했을 때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던 삼성SDI도 적자로 돌아서면서 K-배터리 3사 모두 지난해 4분기 적자가 유력해졌다.

매출액도 함께 감소했다. 4분기 매출액은 3조75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9357억원 대비 28.8% 줄었다. 이러한 실적 부진에는 배터리 부문, 전자재료 부문의 약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SDI의 사업 부문별로 살펴봤을 때, 4분기 배터리 부문 매출은 3조56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19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지난해는 중국산 배터리 수출이 늘어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됐다”며 “높은 모기지 금리와 소비자의 구매력 둔화로 고객의 재고 조정이 계속되면서 배터리 수요 회복은 당분간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종성 부사장은 “올해 매우 어려운 경영환경이 전망된다”며 “삼성SDI는 올해 매출 및 수주 확대, 기술 경쟁력 강화, 사업 체질 개선 등 3가지 핵심 전략을 통해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것이다”고 말했다.

◇3대 핵심 전략 추진…미국 생산 거점 확보 지속

삼성SDI는 3대 핵심 전략인 △매출 및 수주 확대 △기술 경쟁력 강화 △사업 체질 개선 등을 통해 상저하고를 달성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약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ESS용 배터리 시장은 AI산업 영향 등으로 전력용 및 UPS용 수요가 증가하며 북미를 중심으로 약 1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I는 이에 발맞춰 현지 생산능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첫 라인은 성공적인 조기 가동을 마치고 높은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SDI는 올해 순차적으로 증설하는 라인의 경우도, 적기 셋업 및 빠른 램프업(가동률 향상)으로 조기 안정화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GM과 합작법인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양사는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인디애나주에 27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GM과의 합작공장을 통해 미국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삼성SDI가 ‘인터배터리 유럽 2024’에서 SBB 1.5를 처음 공개한다. <사진=삼성SDI>

◇"ESS 사업 키운다"…LFP 적용한 SBB 2.0 양산 추진

삼성SDI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ESS 사업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가 작년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ESS용 배터리는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AI(인공지능) 호조에 따른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용 ESS와 UPS(무정전전원장치)용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는 에너지밀도와 안전성을 강화한 SBB(Samsung Battery Box) 1.5 본격적으로 공급을 개시하기도 했다. 삼성SDI는 ESS용 배터리를 내세워 미국의 3대 IPP(독립발전 사업자) 업체들과 공급 관련 파트너십을 늘리는 성과를 달성했다.

또 대형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개발을 위한 파일럿 라인 구축도 마무리했다. 삼성SDI는 늘어나는 LFP ESS 수요에 발맞춰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올해 중으로 생산공법과 양산성 검증을 마무리하고 오는 2026년에는 LFP 배터리 전용 SBB 2.0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박종선 삼성SDI 중대형전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내년 상반기부터 원가 경쟁력과 용량을 높인 LFP 전용 SBB 2.0 제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며 “글로벌 공급을 추진하고 고유 기술과 글로벌 생산거점 운용 경험을 활용해 빠르게 시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가 CES 2025에서 전시한 전기차 배터리 셀투팩(Cell to Pack) 컨셉 제품. <사진=삼성SDI>

◇올해 상저하고…투자 효율화에도 미래 성장 투자는 지속

삼성SDI는 올해 상저하고 형태를 보일 것으로 평가했다. 전기차 시장은 성장하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단기간에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서다. 전동공구, 마이크로모빌리티 등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ESS와 전자재료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로, 1분기 계절적 비수기를 제외하면 분기별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다.

김종성 부사장은 “올해 삼성SDI의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점진적인 개선을 보일 것이다”며 “3대 핵심 전략을 바탕으로 시황 둔화에 따른 실적 둔화를 최소화하고 미래 성장에 대한 준비도 착실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올해 투자 효율화를 진행하지만,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윤태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투자 계획을 재점검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보수적인 기조하에 투자 계획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역별 상황에 따라 기존 라인을 활용해 신규 라인 증설 비용을 줄이거나 일부 투자는 시기를 조절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2025년 CAPEX는 2024년 대비 줄어들 예정이다.

다만 삼성SDI는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인 GM과의 합작공장, 전고체, LFP, 46파이 등은 기존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김종성 부사장은 “2025년 경영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근본으로 돌아가 끊임없이 기술을 혁신하고 다가올 슈퍼사이클에 대비해 경영기반을 단단히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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