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조선업에 러브콜…올해 본격적인 반사이익 전망
LNG‧LPG 운반선 수요 확대 및 美 함정 MRO 수주 기대
지난해 13년 만에 동반 흑자에 이어 올해 트럼프 호재까지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으로 국내 조선업계에도 한미 동맹이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탄 조선사들은 올해 트럼프발 호재가 겹친 만큼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수요 확대와 미국 함정에 대한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수주로 실적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지난해 연간 기준 모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3사가 연간 기준 동반 흑자를 달성한 것은 2011년 이후 13년 만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407.5% 늘어난 1조4325억원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각각 1695억원, 4746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오션은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고, 삼성중공업의 경우 103.4% 늘어난 규모다.
이러한 실적 개선은 조선업 호황 속 선박 수주와 건조량이 증가한 덕분이다. 이미 3년 치에 달하는 일감(수주잔고)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3사는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반사이익까지 기대하고 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통적 에너지와 화석연료 기반 사업을 중시하고 있어 LNG와 LPG 운반선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당장 올 상반기 북미 지역에서 LNG 프로젝트들의 최종투자결정(FID)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 선박공업그룹(CSSC) 등 주요 조선사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선사들이 중국 기업에 발주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함정 MRO 사업에 대한 전망도 밝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고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함정 MRO 분야에 있어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며 직접 K-조선에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실제로 미국 국방부는 지역 유지보수 프레임워크(RSF) 정책에 따라 군수 정비 허브를 인도·태평양 지역 5개국에 구축한다는 계획 하에 한국을 방산 협력의 중요 거점으로 보고 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미국 해군은 2054년까지 보유 군함 수를 현재 295척에서 390척으로 늘릴 방침이다. 신규 건조를 위한 연간 투입 예산만 358억달러에 달한다.
이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올해부터 MRO 사업 수주를 통한 외형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 해군 7함대 군수지원센터 싱가포르사무소가 발주한 MRO 2건을 모두 수주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여기에 1억달러를 투입해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현지 생산 거점도 구축했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의 생산 역량과 시장 경험을 기반으로 북미 조선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도 올해 본격적으로 미 MRO 시장에 진출한다. 회사는 올해 미 해군 함정 MRO 프로젝트에서 2~3건의 사업 수주를 목표로 잡았다. 현재 울산 조선소의 도크를 비워놓고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미국 조선소 등 현지 투자도 검토 중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미국과 협력을 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현지 지분 투자나 인수, 업무협약(MOU) 등 다양한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친 화석연료 정책 추진에 따른 에너지 분야 투자 확대로 LNG운반선 등의 발주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미 해군의 MRO 사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돼 경쟁력을 갖춘 K-조선의 사업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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