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후 첫 연간 적자 목전
위기 극복에 최문호 단독 체제로
신소재 개발·인니 프로젝트 등 과제
에코프로비엠이 적자를 개선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선택했다. 에코프로비엠을 이끌 최문호 대표이사 사장은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과 인도네시아 프로젝트 연착륙 등을 맡게 됐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주재환, 최문호 공동 대표 체제에서 최문호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실적부진을 타개하고 기술 고도화, 원가 경쟁력 확보하기 위해서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3분기 에코프로비엠은 4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2개 분기(1·2분기) 영업이익을 더한 것(105억원)보다 더 큰 손실로, 올해 1~3분기까지 에코프로비엠은 30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말까지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여파가 불가피한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4분기 122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에코프로비엠이 시장의 전망대로 4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하면, 올해는 지난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래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하는 해가 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실적 개선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 인도네시아 프로젝트 등을 이끌 적임자로 최 대표를 선택했다.
최 대표는 1974년생으로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대학원에서 에너지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최 대표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지난 2004년 에코프로에 입사한 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면서 에코프로비엠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올랐다.
에코프로비엠은 최 대표가 차세대 배터리 소재인 나트륨이온배터리 양극재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양극재 개발 등에서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은 나트륨이온배터리 양극재 개발을 위해 올해 들어 오창 사업장에 국내 최대 규모의 전용 파일럿 생산 라인을 구축하는 등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왔다. 특히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나트륨이온배터리 양극재의 에너지밀도를 높이고 대량 생산의 기틀을 다질 계획이다.
또한 현대자동차·기아, 현대제철 등과 협력해 폐기되는 고철을 재활용해 원가를 대폭 낮출 수 있는 LFP 배터리 양극재 기술 개발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이 재활용 철을 이용해 미세 철 분말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에코프로비엠이 이를 받아 LFP 양극재를 만든 뒤 현대차·기아가 기술 내재화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최 대표는 인도네시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에코프로그룹은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법인을 통해 캐즘 이후 도래할 전기차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최 대표가 이끄는 에코프로비엠은 중국 GEM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제련, 전구체, 양극재로 이어지는 공정을 통합할 예정이다. 해당 인니 통합법인은 캐나다, 헝가리에 이어 세 번째 글로벌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올해 중으로 에코프로비엠은 GEM과 통합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내년 초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오는 2026년 하반기 준공할 계획이다.
한편 에코프로그룹은 지난달 8일 ‘2024 에코프렌들리데이’에서 에코프로비엠의 2030년 매출 목표로 25조원을 제시했다. 해당 목표에 따르면 주력 제품인 하이니켈 양극재에서 21조원을 거두고, 현재 개발 중인 4대 신소재를 통해 4조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은 “2003년 대기업도 포기한 양극재 사업에 도전해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양극재를 양산한 것을 비롯해 포항에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을 구축해 수직 계열화를 이루는 등 우리는 퍼스트 무버였고 시장 개척자였다”며 “다시 퍼스트 무버로서 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며 양극재 산업 구조를 허물고 다시 재편하는 파괴적인 혁신이 아니면 안 된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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