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 폐쇄…올 들어 두 번째 셧다운
현대제철도 포항 2공장 폐쇄 추진…中 철강재, 2년 전比 36%↑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관세 장벽으로 中 저가 공세 심화 우려

포스코 포항제철소 선재공장.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연이어 공장 폐쇄를 추진하며 생산체제 재편에 돌입했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여기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중국의 저가 공세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철강업계를 둘러싼 위기감이 짙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2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 1선재공장은 전날 가동을 마치고 문을 닫았다. 이는 지난 7월 포항 1제강공장에 이은 두 번째 공장 폐쇄다.
1979년 2월 28일 가동을 시작한 포항 1선재공장은 45년간 누적 2800만톤의 선재 제품을 생산해왔다. 1선재에서 생산한 선재제품은 못, 나사, 타이어코드, 비드와이어 등 자동차 고강도 타이어 보강재로 활용됐다.
하지만 지난해 약 2억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글로벌 선재시장의 실제 수요가 0.9억톤에 불과하자 회사는 결국 1선재공장 폐쇄를 결정했다. 1선재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포항 2~4선재공장에서 전환 생산할 계획이다. 1선재 전 직원은 11월 말까지 공장 정리 후, 부내 또는 타 부서로 재배치된다.
포스코는 저수익 사업으로 분류된 중국 장쑤성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도 검토 중이다. 이 제철소는 지난해 중국 내 공급 과잉 등의 여파로 1억3000만달러(약 18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현대제철 역시 제강·압연 공정을 진행하는 포항2공장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 공장 가동률이 10∼20% 수준으로 떨어지자 회사 측은 생산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폐쇄를 결정했다.

현대제철이 생산한 냉연강판. <사진제공=현대제철>
이처럼 양사가 나란히 공장 폐쇄를 결정한 이유는 중국에서 수출하는 철강재가 낮은 가격에 국내 시장으로 밀려들면서 공급과잉을 초래한 탓이다. 철강사들은 국내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족을 겪는 상황에서 중국산 저가 공세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실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1~9월 조강(쇳물) 생산량은 4764만톤으로 2010년 이후 1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에서 수입된 철강재는 673만톤으로 전년 동기 기간(665만톤) 대비 1.2% 증가했다. 2년 전인 2022년(494만톤)과 비교하면 36%나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호황기 90%에 육박하던 공장 가동률 역시 3분기 기준 포스코는 85%, 현대제철은 84.2%까지 하락한 상태다. 양사의 실적도 흔들리고 있다. 포스코는 3분기 철강 부문 영업이익이 4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8% 감소했고, 현대제철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515억원으로 77.5%나 쪼그라들었다.
문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중국의 저가 공세가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이 관세 장벽을 높이 세우고 중국을 글로벌 무역 구조에서 배제할 경우, 자국 내에서 소화되지 못한 중국산 저가 제품이 각국으로 쏟아지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부담은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내수 저가재 시장은 이미 해외 저가 수입재 중심 시장으로 재편된 상황”이라면서 “앞으로 저가재 가격중심의 경쟁시장 비중을 축소하고 자동차용 고강도 볼트(CHQ), 스프링강, 베어링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선재 생산‧판매를 재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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