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노조, 쟁의대책위원회 구성…조만간 파업권 확보 전망
현대제철, 임단협 진통에 이어 포항 2공장 폐쇄 놓고 갈등 심화

장인화 포스코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포항제철소 4고로 풍구에 화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가 내우외환으로 시름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공장 화재와 가동 중단에 이어 노사 갈등까지 온갖 악재가 겹쳤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임금협상과 관련해 실무진 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조정 신청을 통해 파업권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파업에 대비해 지난 7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한 상태다.
노조는 중노위 조정신청 후 쟁의행위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투표가 가결되고 중노위가 노사 간 견해차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단을 결정하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갖게 된다.
노조는 기본임금 8.3% 인상, 자사주 25주 지급, 격려금 3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기본급 8만원 인상, 일시금 600만원 지급 등을 제시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10일 발생한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 폭발·화재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업 정상화가 늦어지면 철강 생산과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경찰은 사고 지점인 3파이넥스공장 용융로와 풍구를 중심으로 기계 결함이나 작업자 과실 여부, 범죄 연관성 등을 조사 중이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제공=현대제철>
현대제철도 업황이 크게 악화한 상황에서 노조 리스크가 부상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5일 출정식을 갖고 총파업을 단행했다. 노사는 지난달 12일 상견례 이후 총 12차례 교섭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재 노조는 현대차 수준의 임금과 복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올해 기본금 15만98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차량 지원금 할인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이 포항 2공장 폐쇄를 추진하며 노사 갈등은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회사는 최근 직원들에게 포항2공장 생산시설의 가동 중단을 추진하겠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간 공장 가동률을 낮춰 대응해 왔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보고 무기한 가동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노사는 지난 14일 포항공장에서 노사협의회를 열어 포항2공장의 폐쇄 여부를 논의했으나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회사 측은 포항2공장 인원을 최대한 포항지역 공장에 배치하는 등 고용 안정화에 힘쓰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고용 불안 등을 이유로 폐쇄에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중국의 저가 공세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자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자국 수요가 줄자 해외에 후판 등을 저가로 밀어내고 있어서다.
이 여파로 포스코는 올 3분기 철강 부문 영업이익 466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8530억원보다 45.4% 급감했다. 현대제철도 3분기 영업이익이 515억원으로 77.5%나 쪼그라들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세계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0.3% 증가한 17억6887만톤에 불과할 전망이다. 내년 수요 역시 올해 대비 1.2% 증가하는 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철강 수요는 부진하지만 중국의 과잉 공급이 지속되고 있어 한국 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수 있다”며 “중국 정부 기조상 중국 업체가 나서서 생산량을 감축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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