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달 만에 美 해군 MRO 2건 수주…함정 기술력 주목
도널드 트럼프 美 대통령 당선인, 韓조선업에 협력 요청
연 20조에 달하는 미 해군 MRO 추가 수주 이어질 듯

지난 10월 24일 김동관 부회장(오른쪽)과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 스티븐 쾰러 제독(가운데)이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봤다. <사진제공=한화오션>
한화오션이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앞세워 방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미국 해군 7함대 군수지원센터 싱가포르사무소에서 발주한 MRO 2건을 모두 따낸 것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러브콜을 보내면서 향후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12일 미국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인 유콘함의 정기 수리 사업을 수주했다.
1994년 3월에 취역한 유콘함은 전장 206m, 전폭 29.6m로 배수량은 약 3만1000톤에 달한다. 한화오션은 이 함정을 내년 4월까지 수리해 미국 해군 측에 다시 인도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의 미국 해군 MRO 사업 수주는 이번이 두 번째다. 회사는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의 MRO 사업을 따낸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의 함정 기술력이 미국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선제적인 투자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 6월 1억달러(약 1380억원)를 들여 한화시스템과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소 지분 100%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는 미국 정부 당국의 승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인 스티븐 쾰러 제독(대장)과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만나 정비 사업이 진행 중인 월리 쉬라호를 함께 둘러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 해군 함정 MRO 사업의 추가협력을 논의했다.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두 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유콘함. <사진제공=한화오션>
향후 전망도 밝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례적으로 직적 국내 조선업계에 협력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 첫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계는 한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세계적인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면서 “선박 수출뿐 아니라 MRO 분야에서도 긴밀한 양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577억6000만달러(약 78조원)에서 2029년 636억2000만달러(약 88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 규모만 연간 약 20조원에 달한다.
현재 미국 국방부는 지역 유지보수 프레임워크(RSF) 정책에 따라 군수 정비 허브를 인도·태평양 지역 5개국에 구축한다는 계획 하에 한국을 방산 협력의 중요 거점으로 보고 있다. 이에 쇠퇴한 미국 조선업계를 대신해 국내 업체의 MRO 수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미 해군의 MRO 사업은 물론 앞으로 군함 건조까지 협력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MRO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적기 인도를 통해 미국 해군 전력 증강과 함께 한미동맹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도 미 해군의 MRO 사업을 따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지난 7월 한화오션과 함께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고, 향후 5년간의 MRO 사업 입찰 참여 자격을 확보한 상태다. 회사는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뛰어들 계획이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출범 이후 중국과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군함 MRO 분야에서 쇠퇴한 미국 조선업을 보조할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