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업체에 점유율 넘어간 K-배터리
전기차 시장의 수익성 둔화 ESS로 만회 나서
중국 배터리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K-배터리 3사보다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CATL, BYD 등의 중국 배터리 업체가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앞세워 북미, 유럽 등으로 진출하면서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시장이 축소되면서 중국 배터리와의 경쟁이 심화된 K-배터리 업계는 줄어든 수익성을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성장성이 기대되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서 만회할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삼성SDI 등 K-배터리 업계는 중국이 장악했던 ESS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1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2.1%p 하락한 46.5%를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의 배터리 사용량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지만 K-배터리 3사 중에서는 삼성SDI를 제외하면 한 자릿수대 성장세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OEM(완성차 업체)들의 LFP 도입 확대와 화재 안전성 우려 증가, 미국 대선 리스크로 현재 LFP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수치에 중국 시장을 더하게 되면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더욱 축소된다. 중국을 더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을 전년 동기 대비 3.1%P 줄어든 21.5%를 기록했다. 반면 CATL의 점유율은 37.6%, BYD의 점유율은 16.1%로 급증했다.
미국, 유럽 등이 IRA(인플레이션감축법), 핵심원자재법 등을 바탕으로 중국 기업을 이차전지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은 대규모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성장 둔화로 인한 공장 가동률 하락 및 투자 조정을 겪고 있는 K-배터리 업계는 중국 배터리와의 경쟁까지 삼중고를 겪게 됐다.
K-배터리 업계는 ESS 시장으로 전기차 시장을 일부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현재 전기차 시장을 보완할 수 있는 주요 시장으로 ESS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리튬이온배터리 ESS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27% 늘어난 235GWh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나아가 오는 2035년에는 618GWh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금액 기준 800억달러(약 107조원) 규모다.
우선 LG엔솔은 사내 독립기업 에이블(AVEL)을 통해 배전망 연계형 ESS 발전소를 설립에 나섰다. 기존 ESS용 배터리 생산 능력과 더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ESS-지역 배전망’을 운영하면서 ESS 사업 역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SDI는 ESS 특화 제품인 SBB(삼성 배터리 박스)를 앞세워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 이달 중 미국 시장에 선보일 SBB 1.5는 기존 SBB 대비 에너지밀도가 37%가량 향상돼 5.26MWh를 구현해 냈다. 또한 삼성SDI는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LFP 배터리를 적용한 ESS 제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K-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ESS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SK온도 기술력 확보 및 사업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SK온은 차량 충전 사업용 ESS, 선박용 ESS 시장 등의 잠재 성장력을 점검하고 전기차용 배터리 유휴 라인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살펴 보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