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입금 합계 40조원 육박…SK온 총차입금 규모만 19조
전기차 수요 둔화·공장 증설 맞물려 차입금 의존도 증가
K-배터리 업체들의 차입금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해외 공장증설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기 위해 차입금 규모를 대폭 늘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배터리 업황이 안좋은 상황에서, 차입금 의존도까지 커지면서 K-배터리 3사의 재무 건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삼성SDI, SK온의 올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차입금 규모가 4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LG엔솔이 12조8576억원, 삼성SDI는 6조2872억원, SK온은 19조495억원에 달했다.
LG엔솔의 총차입금 규모는 지난해 말(10조9322억원) 대비 1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와 SK온의 총차입금도 각각 9.9%, 14.5% 늘어났다. 차입금 증가율이 가장 컸던 LG엔솔은 당초 지난 2월 8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를 1조6000억원으로 증액하면서 차입금 규모가 커졌다.
차입금 규모를 늘린 K-배터리 3사는 해외 공장 증설에 대부분을 쏟아 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미 지역에 생산 거점을 대거 확장하는데 대규모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는 북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액공제 등의 추가 혜택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LG엔솔은 최근 미국 애리조나에 7조2000억원을 투자해 원통형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LFP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삼성SDI는 인디애나주에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을, SK온은 켄터키, 테네시주에 포드와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이들 K-배터리 3사의 공장증설 계획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방시장의 수요부진으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 때문이다. 특히 LG엔솔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AMPC) 1889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31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후발업체인 SK온은 적자가 지속됐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차입금 의존도가 전반적으로 늘어났다. 차입금 의존도는 총자본 중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차입금 의존도가 높아지면 금융비용이 증가해 수익성과 함께 재무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SK온의 1분기 차입금 의존도는 52.9%로 지난해 말(50%) 대비 2.9%포인트(P) 늘었다. 같은 기간 LG엔솔은 2%P 증가한 26%, 삼성SDI도 1%P 증가한 17.7%를 기록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차입액이 늘어나는 것은 적기에 투자를 진행하기 위한 자금 조달의 일환이다”면서도 “재무 건전성에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비용 절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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