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경고등 켜진 석화업계…사업재편·구조조정 본격화

시간 입력 2024-04-20 07:00:00 시간 수정 2024-04-19 15: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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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석화 4사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전망
글로벌 수요부진·중국발 공급과잉·유가 상승 등 맞물려
수익성 강화를 위한 ‘사업재편’·‘조직 내 효율화’ 추진

석화 4사(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의 오는 1분기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글로벌 수요 부진과 중국의 공급 과잉이 올해도 지속되는 가운데, 이란-이스라엘의 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석화 4사는 시황에 영향을 덜 받도록 사업을 재편하고 구조조정 등의 조직 내 효율화를 추진한다.

20일 석화 4사에 따르면 화학사업의 불황은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석화 4사가 1분기 실적은 지난해를 밑돌았다.

LG화학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6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910억원 대비 79.3%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1070억원으로 전년(-262억원) 동기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나타났고,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985억원으로 전년(2714억원) 동기와 비교했을 때 적자 전환하는 모양새다.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302억원) 동기 대비 49% 줄어든 규모다.

석화 4사의 실적이 작년보다 밑도는 배경 중 하나로 석유화학 사업의 더딘 업황 회복세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국내 석화 업계의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이 에틸렌 자급력을 키우면서 악재로 작용되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에틸렌 총 생산능력을 웃도는 규모를 지난 4년간 증설했다.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은 지난해 기준 1280만톤에 달한다. 중국은 약 2000만톤을 최근 4년간 증설하면서 에틸렌 총 생산능력이 5174만톤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주요국의 에틸렌 생산능력이 늘어났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물건을 만들어도 수요가 부족하니 팔 데가 없는 게 지금 석화 산업이 처한 상황이다”며 “여기에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제값을 못 받으니 수익성은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석화 산업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손익분기점으로 불리는 300달러를 밑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나프타 가격은 톤당 719달러, 에틸렌 가격은 톤당 905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금액)는 186달러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2월(227달러)보다 하락했는데 에틸렌 가격이 중국발 공급과잉, 수요 부진 등으로 억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은 악화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중동 분쟁으로 유가급등 시 에틸렌 스프레드는 더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석화 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평가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로 인해 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해 손익을 보존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수요 부진으로 상승분을 전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수요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마주한 석화 4사는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구조조정 등의 조직 내 효율화를 추진 중이다. 한화솔루션은 작년 수익성이 낮은 국내 태양광 사업을 줄였다. 일부 라인의 가동을 중단했던 한화솔루션의 음성공장은 가동을 완전히 중단한 상태다.

금호석유화학은 중국 라텍스 공장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중국 내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 속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은 50% 지분을 보유 중인 일조금호금마화학유한공사를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도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산 유동화에 나섰다. 양사는 여러 사업을 매각한 가운데, LG화학은 여수 NCC 2공장을, 롯데케미칼은 롯데케미칼타이탄(LC타이탄)을 매물로 내놓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희망퇴직은 금호석유화학, LG화학에서도 진행됐다. 금호석유화학, LG화학은 정해진 목표 인원 없이 자발적인 신청을 받는 구조로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비용절감을 위해 희망퇴직 등의 구조조정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추진됐다”며 “본인의 자발적인 선택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올해 희망퇴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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