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 1000원으로 3조원 매출 달성…‘토종기업’ 간판 달고 고공행진 이어간다

시간 입력 2024-04-16 17:45:00 시간 수정 2024-04-17 07: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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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불황기에도 ‘고공행진’…작년 최대매출·최대고용
작년 일본 지분 전량 매입으로 ‘일본 기업’ 꼬리표 떼내
화장품·의류 잘 나가지만…‘생활용품점’ 본질에 집중

박정부 회장이 이끄는 균일가 생활용품 기업 아성다이소(이하 다이소)가 지난해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최고 매출을 갱신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7.6%로 유통 업력이 훨씬 긴 롯데쇼핑(3.5%)의 두배가 넘는다.

업계에서는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소매유통업체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된 상황 속에서 거둔 실적이라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 불황기에도 강세’…작년 최대매출, 최대고용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다이소 매출은 3조 46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4% 늘어 2617억원으로 집계됐다.

고물가 시기에 다이소의 가성비, 균일가 정책이 실적 성장에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정부 회장은 1997년 다이소의 첫 매장을 설립할 당시부터 모든 상품을 500원에서 5000원까지 총 6개 균일가에 판매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불경기에 위축된 타 유통기업들과 달리 다이소의 매출 성장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박 회장은 2015년 다이소의 연매출 1조원을 달성시켰고 이후 4년 만에 2조원을 돌파, 재작년 연매출 3조원을 넘겼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라면 올해 4조원 클럽 입성이 유력하다.

지난해 실적이 고공행진하면서 임직원 수도 크게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다이소의 총 임직원 수는 1만2349명을 기록했다. 2020년 1300여개였던 매장이 지난해 1600여개로 늘어난 영향이다.

토종기업 간판 단 다이소지난해 일본 지분 전량 매입

지난해는 박 회장에게도 의미가 있는 해다. 박 회장은 지난해 일본 측 지분을 청산,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 냈다.

다이소는 박 회장이 1992년 설립한 ‘아성산업’이 전신으로 이름은 창업 시절 4억엔(약38억원)의 투자를 받은 일본의 다이소산교에서 따왔다. 당시 다이소산교에는 투자의 대가로 34.21%의 지분이 주어졌다.

박 회장은 다이소를 자신이 국내에서 창업한 순수 토종 기업이라고 강조해왔지만 다이소산교가 지분을 가지고 경영에 개입하다 보니 일본 기업이라는 평가가 늘상 뒤따랐다. 지난해 지분 매입으로 이 같은 낙인을 지웠다. 

아울러 박 회장의 아성에이치엠피(다이소 모회사)의 지분율도 84.23%로 높아졌다. 나머지는 박 회장의 차녀 박영주씨가 13.9%, 장녀 박수연씨가 1.87%가 보유하고 있다. 지분 100%를 박 회장 일가가 소유하게 됐다.

◇화장품·의류 잘 나가지만…‘생활용품점 본질에 집중

박 회장은 화장품과 의류 등 신흥 카테고리를 적극 개척하며 회사 성장을 이끌고 있다. 2021년 화장품 판매를 시작한 다이소는 10대 동원력과 가성비로 뷰티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다이소 뷰티 부문(1월~8월) 기초·색조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60% 증가했다.

박 회장은 특히 대기업 브랜드, 제조사 제품들을 내놓으면서 ‘싼 게 비지떡’이라는 편견도 잠재웠다. 지난해 VT코스메틱과 협업해 출시한 ‘리들샷 페이셜 부스팅 퍼스트 앰플’은 품절 대란을 일으키면서 다이소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도 바꿔놨다.

현재 네이처리퍼블릭, 클리오, VT코스매틱, 한국콜마 등 대기업에서 다이소 전용으로 만드는 화장품만 총 260여종에 이른다. 

박 회장은 또 레깅스·골프 등 스포츠 의류부터 겨울 패딩조끼·플리스까지 다양한 의류를 출시,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다만 그는 몇몇 카테고리의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균일가 생활용품 판매업’이라는 본질을 잃지 않고 있다. 다이소는 잘 팔리는 특정 상품군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카테고리 모두가 주목 받을 수 있도록 진열과 마케팅에 동일한 노력을 투입하고 있다.

박 회장은 소비자 편의 증진을 우선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지속 확대하고 온라인 영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그는 작년 말 다이소몰을 개편하고 익일배송을 도입했다. 또 경쟁력 제고를 위해 물류 인프라를 확대 중에 있다. 먼저 3500억원 투자해 2026년까지 세종허브센터를 짓고 2025년에는 경기도 양주허브센터 완공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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