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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등 3개사 대표 겸직
유통 3사 수익성 악화…이마트 31년 만에 희망퇴직 단행
한 대표 “올해 3사 기능 통합해 매출과 수익 반등에 중점”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이마트의 오프라인 유통 3사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한채양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지난해 유통 3사의 수익성이 악화된데다,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채양 대표는 유통 3사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향후 희망퇴직을 원활하게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까지 떠안았다.

29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신세계의 2024년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한채양 전 조선호텔앤드리조트 대표가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3개 계열사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됐다.

올해는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 오프라인 유통 3사를 진두지휘하는 본격적인 해다.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이마트는 지난 27일과 28일 각각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며 한채양 대표이사를 사내이사로 신규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한 바 있다.

한 대표가 맡은 유통 3사는 지난해 아쉬운 실적을 받아들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영업적자 전환했으며, 기업형 슈퍼마켓인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특히, 이마트는 매출이 소폭 증가한 이마트24와 이마트에브리데이와 달리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이마트24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2조1180억원, 영업손실은 -2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비 5.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7억원 빠지며 적자전환했다.

이마트24는 GS리테일의 GS25, BGF리테일의 CU, 롯데그룹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에 이어 국내 편의점 업계 4위다. 현재 국내 편의점 업계는 GS25와 CU 간 선두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3, 4위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침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모습이다. 이마트24는 편의점 수를 늘리며 전체 매출은 늘릴 수 있었지만 그만큼 마케팅 등 비용 지출이 컸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비 3.6% 증가한 1조407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비 19.4% 감소한 187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2022년 롯데슈퍼를 앞지르고 1위를 차지했었으나 지난해 GS리테일의 GS더프레시에 1위를 내줬다. 지난해 매출 순위는 GS더프레시(1조4476억원), 이마트에브리데이(1조4073억원), 롯데슈퍼(1조3063억원) 순이다.

지난해 GS더프레시는 매장 수를 대폭 늘리며 경쟁사를 압도했다. GS더프레시 점포는 지난해 말 기준 434개로 2022년 말과 비교해 56개 증가했다. 반면,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는 전년비 4개 줄어든 254개, 롯데슈퍼의 지난해 말 기준 점포 수는 전년비 9개 줄어든 358개를 기록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15조1418억원, 영업이익은 18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비 2.2%, 영업이익은 27.4% 감소했다. 연결 기준으로는 자회사 신세계건설의 부진으로 영업손실 -469억원으로 전년(영업이익 1357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한 대표는 유통 3사 중 제일 큰 규모의 이마트에 대해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가장 먼저 칼을 빼들었다. 인건비를 줄이고 경영효율화를 통해 빠르게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최근 사내게시판을 통해 4월1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근속 15년·과장급 이상 직원이다. 신청자에겐 퇴직금과 별개로 월급여 24개월치(기본급 40개월치)의 특별퇴직금과 2500만원의 생활지원금, 직급별 1000만~3000만원의 전직지원금 등이 제공된다.

점포별이 아닌 전사 차원의 희망퇴직 신청은 1993년 창사 이래 31년 만에 처음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CEO 메시지를 통해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며 "새로운 도약을 위한 이번 조치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채양 신세계그룹 오프라인 유통 3사(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대표이사. <사진=신세계그룹>

한채양 대표는 향후 유통 3사간 시너지를 높이고 출점을 가속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채양 대표는 28일 열린 이마트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대표는 “오프라인 유통 3사의 매입·물류·마케팅 등 기능 통합을 추진해 업의 본질을 회복하고 의무휴업 규제 폐지 확대에 따른 기회를 적극 활용해 매출과 수익 반등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는 “이마트는 연내 최소 5개 이상의 출점 대상지를 확보하고 새로운 형태의 ‘그로서리 전문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로 신규 출점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65년생인 한 대표는 마포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어 2009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기획관리담당상무보, 2011년 경영지원실 기획관리담당 상무, 2013년 전략실 관리팀 상무를 거쳤다. 또 2015년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 담당 부사장보와 2018년 신세계 전략실 관리 총괄 부사장을, 2019년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역임했다.

한편 한국노총 산하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희망퇴직 발표 직후 성명서를 통해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마트 사원들이 이제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윤선 기자 / yskk@ceosco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