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엔씨, 공격적 M&A로 성장해법 찾는다… ‘가족 경영’은 여전한 비판 대상

시간 입력 2024-03-29 07:00:00 시간 수정 2024-03-28 16: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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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기 성남 판교 사옥에서 제27기 정기주총 개최… 김택진 대표는 불참
박병무 대표 내정자 사내이사 신규 선임 … 창사 이래 첫 공동대표 체제
김택진-윤송이 ‘가족경영’ 지적…“북미 법인 ‘NC웨스트홀딩스’, ‘길드워3’ 개발 중”

엔씨소프트가 28일 경기 성남 사옥에서 제2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출처=엔씨소프트> 

지난해 영업이익이75% 급감하며 위기를 맞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실적 반등과 위기 극복을 위해 전면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창업이후 처음으로 공동대표제 전환을 통해,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공격적인 M&A 전략을 통해 탈출구를 찾는다는 구상이다.

엔씨소프트는 28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제2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번 주총은 엔씨 창사 이후 첫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각종 경영 현황들이 제기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이날 주총에는 기타비상무이사 자격으로 참석한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를 비롯해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엔씨 주요 임원진이 참석했다. 김택진 대표는 전날 이뤄진 구글 미팅 등 해외 출장 일정으로 주총에 불참했다.

엔씨는 주총에서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조7798억 원, 영업이익 1373억 원, 당기순이익 2139억 원 등 2023년 주요 경영 실적을 보고했다.

의장을 맡은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2022년 대비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며 “글로벌 시장 전반이 굉장히 불안하고, 엔씨도 대내외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주가도 많이 하락해 주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다”고 전했다.

이어 박 내정자는 “엔씨소프트는 게임 개발사로서 더 과감한 도전과 새로운 시도를 위해 공동대표 체제로 변환했다”며 “게임 경쟁력 및 글로벌 포트폴리오 강화,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을 함께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 대표는 “모든 임직원이 상호 보완하는 원팀(One Team)구조로 공통된 목표 아래 결집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만족을 주는 전략과 전술을 창출하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사업협력 관계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특히 박 대표는 “글로벌 시장을 노린 새로운 장르의 게임들이 올해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올해가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진출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엔씨는 게임의 자체 파이프라인 확장을 비롯해 부족한 IP 확보를 위한 국내외 게임사 투자, M&A를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 20일 공동 대표 체제 출범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김택진 대표(왼쪽)와 박병무 대표 내정자(오른쪽) <출처=엔씨소프트>

먼저, 주총에서는 김택진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창사 이래 첫 공동대표 체제다. 엔씨는 지난 1997년 창사 이후 창업자인 김택진 단독 오너경영 체제를 이어왔다. 공동대표 체제 선언을 통해 엔씨는 기업 경영‧전략‧투자와 관련한 경험과 식견을 갖춘 전문 경영인을 대표로 맞으면서, 체질 변화를 꾀하고 중장기적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엔씨는 이날 주총에서 이재호 오스템임플란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외이사(감사위원)로 새롭게 선임하고, 이사 보수 한도액을 기존 2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김택진 엔씨 대표(오른쪽)의 부인 윤송이 사장(왼쪽)은 북미 사업 법인 ‘NC웨스트홀딩스’를 총괄한다. <출처=엔씨소프트>

한편, 이날 주총장에서는 엔씨의 ‘가족경영’ 문제가 다시금 화두에 올랐다.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김 대표의 부인 윤송이 사장이 총괄하고 있는 북미 사업 법인 ‘NC웨스트홀딩스’의 경영 적자를 지적한 것이다. 위 학회장은 전일 “박병무 공동대표 선임과 윤송이 사장·김택헌 수석부사장 보직 변경으로는 가족경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박 공동대표 내정자는 “NC웨스트 산하의 여러 스튜디오를 경쟁력 있는 아레나넷으로 통합했다”며 “길드워라는 굉장히 의미 있는 IP를 만든 곳이고, 현재 ‘길드워3’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엔씨 측이 ‘길드워3’ 개발 사실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박 내정자는 “윤송이 사장이 단순히 대표의 가족이라는 것을 떠나 인공지능(AI)에 대한 전문성, 미국에서의 네트워크 등이 회사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봐 달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주총장에서는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를 비롯한 일부 경영진의 보수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급여 25억5900만원, 상여 46억6500만원 등 총 72억4600만원의 보수를 받아 게임업계 경영자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구현범 COO는 “임원 보상은 이사회 산하 보상위원회를 통해 결정되며 김 대표가 직접 개입하거나 의사를 관철한 바 없고, 보수액도 실적과 연동돼 40% 이상 감소했다”며 “주주들의 질책에 귀를 기울이고 합리적 보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정기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이 될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7개 의안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예림 기자 / leeyerim@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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