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14% 불어난 ETF ‘팔수록 손해?’…운용사 펀드 보수는 1.6% 줄어

시간 입력 2024-03-22 12:00:00 시간 수정 2024-03-21 18: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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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보수 인하 경쟁으로 팔수록 오히려 손해나는 구조”
미래에셋 유일하게 2천억대…삼성·KB·신한·맥쿼리만 수익증가

상장지수펀드(ETF) 열풍에 힘입어 국내 펀드 시장 규모가 1000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막상 자산운용사의 펀드 운용보수 수익은 전보다 감소했다.

‘제로 보수’에 가까운 상품이 나올 정도로 운용사 간 경쟁이 심화된 데 따른 것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협회 등록 전체 운용사의 집합투자기구(펀드)운용보수는 총 2조7047억원으로, 전년 2조7495억원보다 1.6%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국내 펀드시장 순자산액이 2022년말 852조3000억원에서 2023년말 971조4000억원으로 1년새 약 14%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펀드의 판매고가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개별 운용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715억원으로 전체 운용사 중 유일하게 2000억원을 넘기며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다만 전년 2738억원 대비해서는 소폭 감소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ETF’ 시리즈를 위시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최근 TIGER ETF의 총자산은 50조원을 돌파했다.

뒤이어 이지스자산운용이 1948억원으로 두 번째로 많은 펀드 운용보수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전년 2086억원보다는 6.6% 감소했다.

이밖에 지난해 펀드 운용보수 기준 상위 10개사로는 △삼성자산운용(1869억원) △KB자산운용(1259억원) △맥쿼리자산운용(962억원) △신한자산운용(948억원) △한화자산운용(813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778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602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53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펀드 운용보수 수익이 늘어난 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11.2% 증가), KB자산운용(9.9% 증가), 맥쿼리자산운용(78.5% 증가), 신한자산운용(2.3% 증가) 4개사였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ETF 인기가 늘어나면서 투자자 수요가 늘어나고 시장 규모가 늘어나긴 했지만 운용사의 입장에서는 수수료, 보수 인하 경쟁으로 펀드를 판매할수록 오히려 손해가 난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여기에 운용사들이 펀드의 유동성을 늘리기 위해 운용사 자체 자금을 투입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 펀드 보수 인하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ETF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공모펀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수 경쟁 촉진 등을 포함한 방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초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펀드 판매사가 펀드재산 내에서 판매보수를 지급받지 않고, 투자자 입출금 계좌에서 직접적으로 판매보수를 수취하는 별도 유형의 ‘제로 클래스’를 신설키로 했다. 판매보수가 외부화된 펀드에는 펀드 성과와 연동된 판매보수를 허용, 성과가 낮으면 판매보수도 인하한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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