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 경영권 다툼, 41% 지분 소액주주가 칼 잡는다

시간 입력 2024-03-13 18:11:45 시간 수정 2024-03-13 18: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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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회장 25%·2대주주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 측 약 14% 지분
백기사 등장해도 막상막하…40% 넘는 소액주주 캐스팅 보트 될 듯

다올투자증권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대주주간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결국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소액주주들의 판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

13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소액주주들에게 오는 1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위임해줄 것을 독려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주총을 앞두고 ‘다올 밸류업(Value up)’이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그는 홈페이지를 통해 “실적은 증권사 중 최하인데 회장이자 지배주주(이병철 회장)의 기본급은 증권사 중 1등(연 18억원)”이라고 지적하며 “소액주주 환원율 증대를 위한 차등배당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른 제안으로 김 대표는 사외이사 후보로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한국재무관리학회장)를 추천했다. 또 △이사회 관련 정관 변경 △이사 보수한도 감축 △임원 퇴직금 감축 △회사 정상화 전까지 차등적 배당 등을 제안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상무 에스엘플랫폼 대표를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출한 상태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김 대표 측은 그의 특수관계인(아내) 최순자 씨를 포함해 다올투자증권 지분 13.48%를 보유하고 있다. 1대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24.82%)과는 불과 12%포인트 차이도 나지 않는다.

지분 차이가 근소한 만큼 양측은 얼마 남지 않은 주주총회 표결을 두고 소액주주 표심 잡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다올투자증권 주주들을 대상으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다올 밸류업 유튜브 영상 캡처>

변수는 ‘백기사’ 등장의 가능성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SK증권, 케이프투자증권, 중원미디어 등이 각각 다올투자증권 지분을 사들인 것이다. SK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은 각각 4.7%씩, 호텔업을 영위하는 중원미디어는 4.8% 보유해 지분변동 상황 공시 의무인 ‘5%룰’에 미치지 않아 매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 회사는 지분 매수 목적을 단순투자라고 밝히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매수 시기와 지분이 균등하다는 점을 토대로 이 회장 측을 지원사격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들 3개 회사가 이 회장 측의 우군이라는 가정이 맞다면, 이 회장 측의 전체 지분은 대략 39%가량 된다. 2대주주 김 대표 측 13.48%와 차이를 크게 벌릴 수 있다.

이에 소액주주의 역할이 중요해진 상태다. 40%가 넘는 소액주주들 중 일부가 김 대표에게 의결권을 대거 위임한다면 판세가 뒤집힐 가능성은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기본적으로 경영진의 지분이 20%대에 불과해 경영 안정성이 위태롭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영업손실 60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다만 4분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61억원으로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김 대표의 ‘경영 정상화’에 대한 명분이 다소 약해진 상황이다.

또 김 대표가 다올투자증권 주식 매입 과정에서 분산 매입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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