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SK·유안타 등 중소형 증권사도 CEO 교체 바람…위기대처 총력

시간 입력 2024-03-13 12:00:00 시간 수정 2024-03-12 17: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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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SK·유안타 등 신임 대표이사 선임…리스크 대응하고 수익성 제고
하이·현대차·유안타는 모기업 출신 인사…BNK는 외부인사 파격 선임

<자료=각 사>

대형 증권사들에 이어 중견‧중소 증권사들도 줄줄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있다. 주 먹거리인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업황이 나빠지면서 국면 전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장수 CEO가 물러나고 새로운 인물로 교체되거나, 외부 인사를 전격 선임하는 등 파격 인사도 잇따른다. 지난해 대다수 중소형 증권사들이 수익 약화를 겪으면서 이 같은 큰 폭의 변화를 감수하는 분위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CEO를 교체한 중견‧중소 증권사로는 하이투자증권, 유안타증권, SK증권, BNK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신임 대표로 성무용 전 DGB대구은행 부행장을 내정했다. 성 신임 대표는 이달 28일 정기 주주총회 이후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PF 부문의 부진으로 영업손실을 냈다. 그간 의존도가 높았던 부동산PF의 업황이 약화되면서 더 큰 타격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부동산PF 관련 부서 임직원들이 상품 ‘꺾기(대출을 조건으로 금융상품 가입을 요구하는 관행)’를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성 신임 대표 내정자는 내부통제 강화와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구은행 부행장 출신으로서 DGB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DGB금융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부문별 순이익 비중은 브로커리지가 32.3%, 자산관리(WM)가 7.3%, IB 및 PF가 55.%, 상품운용이 63.0%으로 여전히 IB와 PF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특히 PF 익스포저도 부동산의 비중을 꾸준히 줄이고는 있지만 지난해 4분기 기준 부동산 8920억원, 비부동산 1675억원으로 부동산 의존도가 높다.

SK증권도 증권업계 대표 ‘장수 CEO’ 중 한 명인 김신 대표가 물러나고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을 후임자로 임명했다. 정 내정자는 기존 전우종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를 맡게 된다.

지난해 SK증권은 순이익이 전년 대비 62.8% 하락한 32억원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부동산PF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충당금이 대거 발생함에 따른 것이다. CRO 출신인 정 내정자를 임명한 것도, 향후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회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낸 유안타증권은 신임 대표에 대만 유안타 파이낸셜홀딩스 출신인 뤄즈펑(羅志鵬)을 임명했다. 뤄즈펑 내정자는 1969년생으로 유안타증권 홍콩, KGI증권 홍콩 등을 거친 자본시장 전문가다.

회사는 지난해 운용수익이 호조를 거두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42.8% 늘어난 644억원을 벌어들였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을지로 시대’를 마무리하고 20년 만에 여의도 시대를 열게 된다. 

BNK투자증권과 현대차증권도 지난해 말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BNK투자증권은 유안타증권 IB 부문대표 출신인 신명호 대표를, 현대차증권은 현대모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배형근 대표를 각각 선임했다.

신 대표는 외부 출신 전문가로 대형사 진입을 노리는 BNK투자증권의 IB부문 육성에 힘을 싣고, 배 대표는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사와 중소형사 이하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위기감이 더 커지고 있다”며 “주 수익원인 부동산PF를 넘어 IB, 리테일 등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혁신에 대한 열망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예슬 기자 / ruthy@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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