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곗덩어리 삼겹살’ 올해는 없을까…대형마트, 삼겹살데이 앞두고 AI 장비 투입

시간 입력 2024-02-27 07:00:00 시간 수정 2024-02-26 17: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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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이마트 AI로 삼겹살 지방 비율 측정
쿠팡 ‘규격화’·컬리 ‘자체 검수’로 삼겹살 선별
정부, 삼겹살 ‘지방 1CM 미만’ 매뉴얼 배포

롯데마트 신선품질센터에 도입된 AI장비가 고기를 검수하는 모습 <사진제공=롯데쇼핑>

유통업계가 오는 ‘삼겹살 데이(3월 3일)’를 앞두고 예년보다 고기 품질 검수에 공들이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들은 AI(인공지능) 기술까지 동원하며 맛있는 삼겹살 판매에 앞장서고 있다.

작년 이맘 때 유통가에서 일었던 ‘비곗덩어리’ 삼겹살 논란을 피하고 성공적으로 대목 수요를 잡겠다는 심산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 이마트는 삼겹살의 지방과 돼지고기 비율을 측정하기 위한 AI 기술을 도입했다.

삼겹살 먹는 날 ‘삼겹살데이’로 알려진 3월 3일 전후는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유통업계 대목이다. 이 시기에는 대형마트 3사를 포함해 온·오프라인 유통가에서 동시다발적인 돼지고기 할인 행사가 전개된다.

롯데마트는 작년부터 정부가 업계에 권고하고 있는 ‘삼겹살 품질 관리 매뉴얼’ 기준보다 엄격한 선별을 거친 상품들만 취급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달 21일 신선품질혁신센터에 삼겹살 품질 검수 ‘AI 선별 시스템’을 도입했다. AI 장비가 삼겹살의 단면을 분석해 살코기와 지방의 비중을 확인하고 과지방 삼겹살을 선별하는 기술이다.

입고단계에서 지방이 과도한 원물을 걸러내기 위해 진행하는 호각 정형(등지방은 베어내는 것) 샘플 검사 횟수를 2회 이상으로 상향하고, 이전에는 살코기가 있던 부분을 남겨 팔던 흉추 10~14번 떡지방(특정 부위에 과다하게  생성된 지방) 부위를 전체 절단한다. 고객이 삼겹살 상태를 쉽게 판별할 수 있도록 접거나 말아서 포장하는 방식을 전면 금지하고, 포장 용기를 기존보다 15% 키워 상품이 겹치는 부위를 최소화했다.

이마트는 산하 조직으로 있는 AI와 데이터 기술 관련 팀을 통해 돼지고기를 선별하고 있다. 컴퓨터 비전 AI 기술을 활용해 삼겹살의 지방 비율을 측정, 비계만 가득한 삼겹살을 판매하는 일이 없도록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기술은 고기 검수 뿐 아니라 이마트가 취급하는 수많은 상품군에 대한 고객 후기, 불만을 접수하고 이슈 대응하는 데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신선식품 배송사업을 전개하는 이커머스들도 저마다의 가이드라인을 통해 고기를 선별하고 있다.

쿠팡은 제품에 따른 소비자 불만을 줄이기 위해 돼지고기를 포함한 로켓프레시 상품 규격화에 신경쓰고 있다. 규격화를 통해 돼지고기의 사이즈와 비율을 균등하게 유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급사에 정확한 규격의 제품이 들어오도록 납품 기준을 맞추고 교육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매장진열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생산지에서 소비자한테 전달되기까지 과정이 짧아 공급사 관리를 통한 품질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또 고객마다 얇은 고기를 좋하하거나 두꺼운 고기를 좋아하는 등 취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규격화된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컬리는 정부가 권고하는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기반으로 자체 검수 프로세스를 지정해 삼겹살을 선별하고 있다. 1차적으로 고기 원물의 스펙을 검수한 후 2체로 세절 후 지방 정선 과정을 거친다.

이승현 롯데마트 축산팀 MD(상품기획자)는 “소비자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대형마트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과지방 삼겹살 근절에 앞장서고자 품질관리와 작업 기준을 강화하고 AI 선별 장비까지 도입했다”며 “엄격한 기준을 통과한 황금비율 삼겹살만을 취급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최고의 쇼핑 만족도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배포해 비곗덩어리 삼겹살 피해 확산 방지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육가공협회가 대형마트 등 축산업 관계자들에게 배포한 매뉴얼에는 소포장 삼겹살은 1㎝ 이하, 오겹살은 1.5㎝ 이하로 지방을 제거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과지방 부위는 폐기를 검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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