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제도 손보는 현대차·기아…노조 반발 잠재울까

시간 입력 2024-02-26 17:45:00 시간 수정 2024-02-26 17:17:15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현대차·기아, 올해부터 특별성과금 지급 방식 변경해
연초 지급 정례화 아닌 임금 교섭 통한 성과 보상 추진
노조 즉각 반발…특별성과금 지급 없을 시 투쟁 선언

현대차·기아 양재 본사 전경.<사진제공=현대자동차·기아>

현대자동차·기아가 올해부터 특별성과금 지급 방식을 새롭게 바꾼다. 특별성과금의 정례화가 아닌 임금 교섭을 통한 성과 보상이 핵심이다. 특별성과금 지급을 강력히 요구하는 노조의 반발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은 최근 자사 직원들에게 이메일 담화문을 보내 특별성과금 지급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올해는 지난 2년간의 특별성과금 지급 방식을 전환하겠다”며 “총 성과 보상의 관점에서 임금 교섭을 진행하고, 이를 최대한 조기에 마무리해 성과에 대한 보상이 빠르게 체감될 수 있도록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성실히 협의·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현대차는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며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보상을 통해 그 의미를 더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2년과 같은 방식의 특별격려금 지급보다는 2024년 단체 교섭에서 합리적인 보상이 될 수 있도록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성과 보상과 별개였던 특별성과금 지급 방식을 바꿔 올해부터는 임금 교섭을 통해 총 성과 보상이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다. 특별성과금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 따른 성과급에 반영하기로 한 것으로, 연초 특별성과금 지급은 사실상 없어지게 됐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년간 일반성과금과 별개로 특별성과금을 지급해 왔다. 2022년 초 전 직원에게 1인당 400만원의 특별성과금을 처음으로 일률 지급했다. 지난해 초에는 현금 400만원과 주식(현대차 10주·기아 24주)을 지급했다. 생산직 위주인 노조 역시 2년 연속 일종의 연초 보너스인 특별성과금을 받았다.

특별성과금은 노사가 매년 임단협 교섭을 통해 정하는 일반성과금과 성격이 다르다. 사측이 노조와 별도의 협상을 거치지 않고 경영진 재량으로 지급하는 격려금 명목의 성과급이기 때문이다. 사측이 노조에 특별성과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특별성과금 지급이 연간 총 성과 보상과 별개로 인식돼 노사 간 혼란이 가중됐다는 점이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연초에 특별성과금을 지급하는 관행이 정례화되는 것과 관련해 본래 취지가 퇴색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기아는 더 나은 성과 보상 방식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을 지켜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장재훈 사장은 “앞으로도 총 성과 보상을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이 결실을 빠르게 나누는 선순환의 흐름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아산공장 그랜저·쏘나타·아이오닉6 생산라인.<사진제공=현대자동차>

다만 노조의 강력한 반발은 현대차·기아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현대차 노조와 기아 노조는 지난달 각각 노조원을 대상으로 발행한 소식지를 통해 사측에 특별성과금 지급을 요구한 상태다. 장재훈 사장과 송호성 사장의 이번 결정 이후 양사 노조는 특별성과금 지급 요청이 거부된 데 대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문용문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최근 긴급성명을 통해 “4만3000명 조합원의 피땀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도발”이라며 “도발에는 투쟁으로 무참하게 짓밟아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가 발표한 2024년 생산계획의 원만한 진행은 전적으로 사측에 달려있음을 명심하라”고 했다. 기아 노조도 특별성과금 지급을 촉구하며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 교섭에서 임금 인상과 정년 연장에 더해 특별성과금 관련 이슈도 포함돼 협상 난이도가 올라갈 것”이라며 “노조가 지난해 실적에 걸맞은 특별성과금을 요구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