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맨’ 장인화, 국민연금 넘어도 해결과제 산적

시간 입력 2024-02-16 07:00:00 시간 수정 2024-02-15 17:24:44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내달 21일 정기 주총서 후보 선임안 상정
국민연금 마지막 관문 넘을 수 있을지 주목  
철강‧이차전지 소재 분야 실적 개선 등 시급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사진제공=포스코>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내정되면서 포스코그룹이 약 30년간 지속된 ‘순혈주의’를 이어가게 됐다. 하지만 장 내정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국민연금이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는데다 그룹 주력 사업인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분야의 실적 개선 등을 이뤄내야 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장 내정자는 다음달 21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 의결을 거쳐 포스코그룹 회장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으로 입사한 그는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한 정통 ‘포스코맨’으로 꼽힌다.

장 내정자는 2018년 9대 회장 선임 당시 최정우 현 회장과 마지막까지 최종 2인으로 경쟁하기도 했다. 2021년 주총 이후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으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을 수행하며 경영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포스코그룹에 30년 이상 재직한 철강 전문가인 만큼 그룹의 성장을 주도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직 국민연금이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있는 상태다.

회장 선임안이 통과되려면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출석한 주주(의결권 있는 주식 보유 기준)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한다. 현재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는 6.71%를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과거 소유분산기업 대표 선임 과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KT가 당시 구현모 대표의 연임을 결정했지만, 국민연금이 절차적 투명성을 지적하며 반대해 무산됐다. 이후 KT는 사외이사 전원을 새로 구성한 뒤 수장 선임 작업을 진행했고, 6개월 이상의 경영 공백을 겪은 끝에 LG 출신의 김영섭 대표를 새 수장으로 선출했다.

장 내정자가 국민연금을 넘고 포스코그룹 회장직에 올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본업인 철강업의 실적 개선을 이뤄내야 하는 동시에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매출 77조1270억원, 영업이익 2조5310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9%, 27.2% 감소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실적 부진은 철강 시황 악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철강 부문 자회사인 포스코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 38조9720억원, 영업이익 2조83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7%, 9.2% 감소했다. 감소폭은 크지 않지만, 포항제철소 가동 중단 사태를 겪은 2022년 태풍 ‘힌남노’ 때보다 실적이 하락했다.

여기에 올해부터 시범 적용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비롯해 갈수록 거세지는 글로벌 환경 규제에 발맞춘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실제 미국은 유럽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지속가능철강협상(GSSA)으로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철강업 불황이 장기화 되고 있는 만큼 포스코그룹이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리더십을 택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라며 “다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더불어 후보 선정 초기부터 불거진 공정성 논란 등이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주선 기자 / js753@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