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워치] “예능에 태원이형이 왜 나와?”… 대국민 소통 늘리는 SK회장님

시간 입력 2022-08-25 07:00:03 시간 수정 2022-08-24 17:5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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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경제 토크쇼 ‘식자회담’서 ‘식자단장’ 맡아 고정 출연
소통하는 SK회장… SNS서도 소탈한 모습 소통 ‘눈길’
“NO 꼰대”… 수평적 조직문화 강조한 ‘신기업가 정신’ 주목  

최태원 SK그룹 회장.

"저는 너무 매운 걸 먹으면 약간 탈이 난다. '맵찔이(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 '식자회담'에서 고정 MC로 활약하고 있다. 자신을 '맵찔이'라고 칭하며 웃음을 안기는가 하면, '한식 세계화'에 대한 생각과 한식에 대한 애정을 경험에 비춰 소탈하게 풀어내기도 한다. 과거 대기업 회장들의 행보에서 벗어나 국민들과 소통을 늘리고 친근감과 소탈함을 강점으로 SNS, 방송프로그램, 유튜브 등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고객은 물론 SK그룹 임직원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6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예능프로그램 '식자회담'의 고정 MC를 맡았다. 식자회담은 국가발전 프로젝트의 일환인 경제토크쇼로, 최 회장은 '식자단장'을 맡아 한식 세계화를 위해 한식이 갖는 경제적 측면에 대해 다양한 시각과 사례를 소개하는 역할을 맡았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6일 '식자회담' 1회 시청률은 2.2%로 집계됐다.

최 회장의 예능 프로그램 데뷔에 시청자들은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 과묵하고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과거 대기업 회장의 행보에서 한참 벗어난 최 회장의 행보가 오히려 친근하고 소탈하게 느껴진다는 이유에서다. 최 회장은 방송에서 본인을 '맵찔이'라고 칭하거나, MC 욕심이 있느냐는 전현무의 질문에 "욕심을 내 볼까 했는데 아무래도 경력이 달리더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및 SK그룹 회장으로서 비즈니스 경험에서 우러나온 한식 세계화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최 회장은 방송에서 "세계적으로 식품 시장은 상당히 크고 이 시장에서 한국이 시장 점유율을 올릴 수 있다면 국가 발전에 상당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미국에서 일하고 있을 때 80년대 초중반 일본음식이 미국에 들어왔다. 망할 것 같았다. 그때 날 생선을 미국 사람들에게 먹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되더라. 날생선을 못 먹던 사람이 날생선을 먹게되듯 한식 산업에도 상당히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회장의 예능 MC 도전에 대한 시청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유튜브 댓글을 통해 시청자들은 "대한민국 산업을 이끌어가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축이 된 식자회담을 응원한다", "K푸드의 세계화는 상당히 유익하고 함께 연구해야할 과제이며 무한한 발전성이 보인다", "회장님 대단하다", "경제 프로가 이렇게 재미있다니", "회장님 안목이 넓으시다. 유익한 방송 응원한다" 등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같은 최 회장의 '친근감'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 회장은 예능 MC 도전 이전에 개인 SNS를 통해 개인 사생활이 담긴 사진과 운동하는 사진, 아들과 저녁식사 하는 사진 등 올리며 소통을 이어왔다. 올해 초 대한상공회의소가 오픈한 '소통플랫폼' 홍보 영상에서도 최 회장이 직접 등장했고, 지난 6월 말에는 딱딱한 이미지의 보도자료 등을 MZ 세대에 맞춰 유튜브 쇼츠 영상 콘텐츠로 재해석 하라고 주문했다. 최 회장이 직접 찍어 올린 유튜브 쇼츠는 조회수 4만회를 넘기기도 했다.

최 회장의 소통 방식은 SK에서도 마찬가지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SK텔레콤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후 가진 사내 미팅에서 본인을 영어이름인 'Tony(토니)'로 불러달라고 요청하는가 하면, 2019년부터 회사 직원들과 함께 하는 '행복토크' 100회를 열겠다고 선언한 후 이를 모두 채웠다.

이는 과거 상명하복 방식의 기업문화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문화가 자리잡아야 직원들이 행복하고, 나아가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는 최 회장의 경영 철학에서 나온 행보다. 최 회장은 앞서 몇해 전부터 '행복론'을 주창했고, '꼰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5월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남 이야기를 듣지 않고 '라떼'(나 때는)만 계속 이야기하는 기업은 꼰대로 낙인찍히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재계는 과거 기업가에서 벗어난 최 회장의 '신(新)기업가' 정신이 오히려 SK 직원을 비롯해 전국민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SK그룹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태원 SK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최근 재계 총수들이 직접 SNS를 운영하거나 광고에 등장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며 "임직원들에게도 더이상 '얼굴 뵙기 어려운 회장님'이 아니라 소통의 기회를 늘리면서 사기도 함께 올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편은지 기자 / silver@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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