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한 목전’ 첫 PB 출시한 11번가…적자 개선 효과 볼까

시간 입력 2023-06-05 07:00:09 시간 수정 2023-06-05 0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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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영업손실 318억원…적자폭 확대
IPO 시한 3개월 앞두고 수익성 개선 나선 듯
PB, NB 상품보다 수익성 10배 이상 높아

오픈마켓 플랫폼 11번가가 최근 첫 단독브랜드(PB)상품을 출시했다. 오는 9월 말까지 상장 작업을 마쳐야 하는 상황에서 1분기도 적자를 기록, 실적 개선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PB 상품은 NB(제조사브랜드) 상품에 비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5일 SK스퀘어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11번가는 올해 1분기 매출 2163억원, 영업손실 3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1400억원) 대비 863억원(54.5%)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248억원) 대비 70억원 늘었다. 

11번가는 지난 2018년 국민연금,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로 구성된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에게 50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5년 내 상장을 약속했다. 상장 기한은 오는 9월 말이다.

업계에서는 11번가가 IPO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손실마저 지속되자 수익 개선을 위해 PB 상품을 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사가 유통 과정 전체를 책임지는 PB 상품은 기존 NB(제조사브랜드) 상품보다 이윤이 10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번가는 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오픈마켓 형식의 이커머스 플랫폼이라 그동안 별도의 PB 상품 제작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같은 오픈마켓 플랫폼 중 하나인 쿠팡의 PB 브랜드 ‘곰곰’, ‘코멧’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자 11번가도 PB 상품 출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PB브랜드를 운영하는 자회사 씨피엘비는 지난해 1조3570억원의 매출과 72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8.4%, 196% 늘어난 수치다. 같은 해 3분기 쿠팡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1번가의 첫 PB상품은 ‘올스탠다드’ 브랜드를 단 냉동간편식 6종이다. 올스탠다드는 11번가가 이전부터 중소 제조사와 공동기획(NPB)으로 운영하던 브랜드다. 제조와 재고 등을·제조를 협력사에 맡겼던 이전과 달리 이번 PB는 자사가 전체 유통 과정을 책임진다. 11번가는 수요가 높은 냉동간편식을 PB상품으로 낙점해 수익성과 품질을 모두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11번가가 처음 출시한 단독브랜드(PB) 올스탠다드 냉동간편식 제품들. <사진제공=11번가>
11번가가 처음 출시한 단독브랜드(PB) 올스탠다드 냉동간편식 제품들. <사진제공=11번가>

11번가의 PB 상품 출시는 지난해 말 IPO를 염두하고 발표한 ‘11번가 2.0’ 전략에 따른 것이다. 11번가 2.0은 외형확대와 실적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골자로 하는 사업 계획이다.

이 전략에 따라 11번가는 올해 들어 슈팅배송(익일배송) 도입, 신규 버티컬 서비스(신선밥상, 리퍼블리, 머니한잔)론칭, 정기배송 철회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활동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고 있다.

한편 11번가는 IPO 기한이 9월 말이지만 현재까지 예비심사 청구에 나서지 않고 있다. 통상 처리 완료까지 4개월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늦은 감이 있어 매각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11번가 측은 “상장 계획에는 변동 사항이 없고, 다만 시점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연지 기자 / kongzi@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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