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지배그룹 진단] ⑬두산그룹, 박정원 회장 체제 완성…차기 회장에 박지원·박진원 거론

시간 입력 2023-04-28 07:00:01 시간 수정 2023-04-28 09: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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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지주회사, 두산에너빌리티는 중간지주사 역할 수행
채권단 관리 거치며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사 매각
박정원 회장 체제 유지 전망 속 차기 회장에 박지원 부회장 유력  

두산그룹은 1896년 문을 연 박승직 상점이 효시로, 한국 최초의 기업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기업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 그대로 그룹 업태 변화도 많았다. 1950년대에는 무역사업을 시작했으며, OB맥주를 설립해 주류사업에도 진출했다. 1960년대에는 식음료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1990년대에는 소비재 중심, 2000년대 들어서는 중공업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부침도 심했다. 당장 채권단 관리에 놓였다가 지난해 겨우 졸업을 했다.

두산그룹 지배구조는 이 때 결정적인 변화가 생겼다. 채권단 관리 아래서 주요 계열사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고, 이 과정에서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등이 매각됐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2016년부터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차기 회장으로는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과 박진원 두산산업차량 부회장이 거론되고 있지만 박 회장 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구조조정 거치며 지배구조 변화

두산그룹은 2020년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갔다. 두산건설의 저조한 분양으로 인한 PF(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이 두산에너빌리티(구 두산중공업)에 영향을 줬으며, 엎친데 덥친격으로 문재인 정권에서 탈원전 정책을 펼치면서 유동성 위기가 나타났다. 이로 인해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서 3조원을 지원받고, 자산과 계열사 매각을 통해 지난해 11월 23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를 졸업했다.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게 됐다. 채권단은 자금을 지원하면서 고강도 자구책을 제시했고 핵심 계열사 매각을 요구했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매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두산은 처음에는 난색을 표했으나 결국 두산인프라코어는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그룹)에 매각했다.

그 결과 ㈜두산→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두산→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두산밥캣으로 변하게 됐다.

또 2021년에는 두산건설의 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해 두산건설은 두산그룹 계열에서 분리됐다. 두산퓨얼셀도 두산중공업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박정원 회장 등이 보유하고 있던 두산퓨얼셀 지분 17.77%(우선주 포함)가 두산에너빌리티에 무상증여됐으며, ㈜두산이 보유하고 있던 두산퓨얼셀 지분(16.78%)도 두산에너빌리티에 현물출자되면서 두산퓨얼셀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가 됐다.

현재 두산그룹은 ㈜두산을 지주회사로 두고 있으며, 두산에너빌리티는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밑으로는 두산밥캣과 두산퓨얼셀이라는 핵심 자회사가 자리잡고 있다.

분당두산타워 전경. <사진제공=두산>
분당두산타워 전경. <사진제공=두산>

◇ 4세 사촌경영 체제 유지

두산그룹은 현재 오너 4세들이 사촌경영을 하고 있다. 두산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정원 회장은 ㈜두산의 지분 7.41%를 확보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2016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

두산의 4세는 박정원 회장의 여동생인 박혜원 오리콤 부회장과 남동생 박지원 두산 부회장이 있다. 또 박용성 전 회장의 장남 박진원 두산산업차량 부회장, 차남 박석원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사장이 있다.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의 아들인 박태원 한컴 부회장, 박형원 두산밥캣코리아 사장,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사장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4세들이 사촌경영을 하면서 아직까지 특별한 잡음은 나오지 않고 있다. 3세 형제경영 당시에 형제간 갈등이 발생하면서 4세경영에서는 장자 우선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장자 우선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지분 경쟁 여지를 차단하고 승계 우선 순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박진원 두산산업차량 부회장. <사진제공=두산>
(왼쪽부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 박진원 두산산업차량 부회장. <사진제공=두산>

◇ 박정원 회장 굳건…차기 회장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체제는 굳건한 상황이다. 2016년에 회장 자리에 올랐는데 2024년까지 ㈜두산의 사내이사 자리를 확보한 상태다. 업계 내에서는 당분간은 박정원 회장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차기 회장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는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겸 두산 부회장이 꼽힌다. 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두산의 주식 6만3385주를 매입하면서 지분을 4.94%에서 5.32%로 높였다. 2012년 이후 10년만에 주식을 사들이면서 차기 경영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도 나왔다.

특히 박 부회장이 두산그룹의 핵심이 두산에너빌리티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도 차기 회장이 유력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진원 두산산업차량 부회장도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장자 승계 원칙에 따르면 차기 회장은 박진원 부회장 차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진원 부회장은 경영 성과가 딱히 없다는 점과 2015년 일신상의 이유로 경영에서 물러난 적이 있다는 점도 약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이 신사업을 통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만큼 당분간 박 회장 체제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박지원 부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준모 기자 / Junpar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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