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1년 연장, 목동 가보니…“재건축 인허가 안내줄까 걱정”

시간 입력 2023-04-10 07:00:14 시간 수정 2023-04-10 07: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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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해제 기대 안해, 재건축만 원활하게” 반응 많아
공인중개사 “매매·전세 없었는데 쐐기 박힌 기분”

목동 7단지 아파트 <사진=나혜린 기자>
목동 7단지 아파트 <사진=나혜린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는 기대도 안 했어요. 재건축만 원할히 진행됐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한 서울 양천구 목동 8단지에 사는 주민 A씨의 말이다.

서울시는 지난 7일 서울 목동·압구정·여의도·성수 4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다. 이들 지역은 이달 26일 토지거래허가제 만료 예정이었지만 재지정으로 내년 4월 26일까지 규제가 연장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규모를 초과하는 주택·상가 등을 거래할 때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직접 거주 또는 운영 목적이 아니면 매수할 수 없어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을 이유로 강남구와 양천구에서 해제를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집값이 아직 비싸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정동 일대 주민들은 연장될 줄 알았다며 재건축만 원활히 진행됐으면 한다는 반응이었다. 집값을 이유로 재건축 인허가를 안 내줄까하는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목동 8단지 주민 A씨는 “토지거래허가제 연장을 시작으로 혹시 재건축 인허가까지 안 내줄까 그게 가장 겁난다”며 “재건축 진행이 가시화되면 집값은 지금보다 더 오를텐데 그때는 어떤 규제가 들어올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목동 7단지에 거주하는 주민 B씨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행보 그리고 목동 단지들의 안전진단 통과 때문에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대한 기대가 크지는 않았다”며 “재건축 진행만 잘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목동역 인근 공인중개업소들도 예상은 했지만 이제는 중개업소들이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목동 7단지 인근 공인중개사 C씨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리면 사겠다는 매수자들의 전화가 마지막 매수 문의”라며 “목동 단지 가운데 입지·여건이 가장 좋다는 7단지도 최근 거래가 다섯 손가락에 꼽힐 만큼 매매가 없는데 다른 단지는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D씨는 “(목동) 근방 공인중개사들은 오세훈 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고 하면서도 “안 그래도 매매·전세 거래가 거의 없어서 제 살 깎아 먹으며 버티고 있었는데, 완전히 쐐기 박힌 기분"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21년 4월 주요 재건축 단지가 있는 목동을 포함한 압구정·여의도·성수 4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4월 26일 지정 기한이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재지정 결정에 따라 올해 4월 26일까지로 1년 더 연장된 바 있다.

한편, 곧 만료일이 다가오는 다른 지역도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청담·대치·잠실 토지거래허가제는 오는 6월 22일 만료 예정이다.

[CEO스코어데일리 / 나혜린 기자 / redgv237@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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