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 2만5824대 달해
2.5 가솔린·1.6 하이브리드 모델 인기 높아
시동 꺼짐·배터리 방전 등 문제 해결 필수적
현대자동차의 간판 준대형 세단인 7세대 그랜저가 출시 3개월 만에 2만5000대 수준의 판매고를 올리며 경쟁 차종인 기아 K8을 가볍게 제쳤다. 시동 꺼짐 등 초기 결함에도 출고 대기 기간이 최장 10개월에 달할 정도로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결과로 분석된다. 현대차가 그랜저 신차의 품질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 연간 판매 목표로 세운 12만대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현대차가 7세대 그랜저의 고객 인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누적 신규등록 대수는 2만5824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7세대 그랜저(GN7)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K8(GL3)의 누적 신규등록 대수 1만2477대와 비겨하면 두 차량의 판매 격차는 1만3347대에 달한다.
7세대 그랜저가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3개월간 신차로 등록된 준대형 세단은 5만3858대였는데, 이 중 7세대 그랜저의 시장 점유율은 47.9%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 기간 신차로 등록된 준대형 세단 2대 중 1대는 7세대 그랜저였던 셈이다. 반면 K8의 준대형 세단 시장 점유율은 23.2%로 3개월 연속 신규등록 대수가 줄어들었다.
7세대 그랜저의 판매 질주는 2.5 가솔린 모델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3개월간 판매된 7세대 그랜저 2.5 가솔린 모델은 1만3029대로 전체 판매 대비 비중이 50.5%에 달했다. 트림별로는 프리미엄 4010대, 익스클루시브 5494대, 캘리그래피 3525대로 익스클루시브 트림의 인기가 높았다. 3.5 가솔린 모델은 2364대로 전체 판매의 9.1%를, 3.5 LPG 모델은 2571대로 전체 판매의 10%를 차지했다.
지난 3개월간 팔린 7세대 그랜저 1.6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7860대로 전체 판매 대비 비중은 30.4%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높은 수요 대비 다소 저조한 수치로, 이는 현대차가 7세대 그랜저 출시 초기인 지난해 11월 당시 가솔린 모델의 물량을 먼저 생산해 판매했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에 들어가는 특정 부품이 여전히 부족한 점도 일부 영향을 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7세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의 출고 기간은 약 10개월로, 가솔린 모델보다 두 배 정도 더 길다”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잠재 수요가 훨씬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주문 대기 물량 또한 가솔린 모델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7세대 그랜저는 지난 3개월간 누적 신규등록 대수 기준으로 국산 승용차 중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판매된 국산 승용차는 그랜저 2만5824대, 카니발 2만614대, 아반떼 1만9672대, 스포티지 1만6827대, 쏘렌토 1만6364대에 이어 토레스 1만3675대, G80 1만3095대, 셀토스 1만2557대, K8 1만2477대, 팰리세이드 1만2096대 등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7세대 그랜저의 초기 결함에 따른 품질 문제로 인해 소비자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점은 현대차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실제로 현대차는 7세대 그랜저의 시동 꺼짐, 배터리 방전 등의 문제 발생 가능성을 발견하고, 올해 들어서만 아홉 차례의 무상 수리를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현대차는 7세대 그랜저 고객을 대상으로 ECU(Engine Control Unit), LDM(LED Drive Module), 타이어공기압주입기(TMK), 도어핸들터치센서(DHS), 배터리제어시스템(BMS), 파워트렁크·파워테일게이트(PTG), IMS(Intergrated Memory Seat) 등 관련 무상 수리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7세대 그랜저와 관련된 품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소비자의 불안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신차의 가격 인상 폭을 고려하면 대체할 차종이 늘어난 만큼 현대차로서는 올해 판매 목표인 12만대를 달성하려면 발 빠른 품질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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