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號의 '뚝심'...KT, 콘텐츠 투자 1년 만에 빛 본다

시간 입력 2022-07-12 17:37:33 시간 수정 2022-07-12 17:37:33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해외서도 통했다… 넷플릭스 한국1위·세계 10위 안착  
미디어·콘텐츠 성장 원년… 디지코 전환 '속도'  

구현모 KT 대표.

구현모 KT 대표의 '탈(脫)통신' 야심작인 '디지코' 전략이 서서히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디지코 전략의 큰 축인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당장 미디어 독립자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가 1년여 만에 효자기업으로 우뚝 섰다.  특히 자체제작 드라마가 연이어 대박 행진을 이어가면서,  취임 이후 콘텐츠 사업에  공을 들였던 구 대표의 뚝심이 시장에서 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2일 온라인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가 넷플릭스 TV쇼 부문 전 세계 10위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홍콩,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권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제2의 오징어게임을 연상시키고 있다. 

우영우는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로, KT의 위성방송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가 운영하는 채널 ENA를 통해 방영되고 있다. 공중파의 힘을 빌리지 않고 KT가 만든 채널에서 KT가 만든 드라마로 국내는 물론 해외 인기 반열에 오른 셈이다.  ENA는 올 초 오리지널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로 입소문을 탄 데 이어, 이번에 우영우를 통해 '콘텐츠 맛집'으로 자리잡게 됐다.

미디어 업계에서도 구 대표가 약 1년 만에 콘텐츠 파워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스튜디오지니는 구 대표가 취임 초부터 이른바 '디지코'의 일환으로,  주창해 온 디지털 플랫폼 전략의 핵심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이 이미 국내 디지털콘텐츠 시장에서 거대 공룡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시장진입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구 대표는 콘텐츠를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구 대표는 지난해 공식 석상에서도 “미디어 플랫폼을 강화하고 발전시키려면, 이제는 콘텐츠가 필수다. 콘텐츠 능력까지 더한다면 강력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며 “KT가 보유한 미디어 플랫폼, 기술, 고객 기반 등을 합친다면 콘텐츠 사업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드라마 우영우 성공으로 탄력을 받은 KT는 스튜디오지니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내년 방영을 위해 기획 중인 작품까지 모두 24개의 오리지널 드라마 라인업을 준비중이다. 올해 방영된 드라마 '구필수는 없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이어 또 다른 메가 히트작을 선보여 '믿고 보는 KT'로 자리잡겠다는 목표다.

또한 미디어 플랫폼 강화를 위해 CJ ENM과의 제휴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KT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시즌'과 CJ ENM '티빙'의 합병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두 양대 미디어그룹의 OTT 통합이 성사될 경우, 단숨에 국내 1위 OTT사업자인 '웨이브'를 제치고 1위로 부상하게 된다. 구 대표가 그간 강조했던 '미디어 밸류체인' 경쟁력이 단숨에 높아지는 셈이다.

공격적인 투자도 예고되고 있다. 지난 6월 KT는 2026년까지 5년간 27조원 규모의 투자를 내세우면서 디지코 분야에만 12조원을 쏟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의 투자확대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KT는 콘텐츠 육성에만 약 2조 6000억원을 투자, 그룹내 미디어 매출을 오는 2025년까지 5조원 수준으로  끌어올려 국내  종합 1위  미디어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증권가 역시 KT스튜디오지니가 성공적인 초기 행보를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지수 메리츠 증권 연구원은 “KT스튜디오지니는 첫 오리지널 콘텐츠 ‘구필수없다’에 이어 최근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까지 넷플릭스 한국 톱10 순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초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1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준비 중이며 일부 작품은 해외 선 판매가 완료되는 등 초기 성과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KT스튜디오 중심의 미디어·콘텐츠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고 KT클라우드 분할 등 으로 사업 가치의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라며 “대다수의 작품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급 확정 또는 공동 제작이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편은지 기자 / silver@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