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고객 ‘10대’ 잡기에 진심인 은행권

시간 입력 2021-12-05 07:00:05 시간 수정 2021-12-03 15:51:40
  • 페이스북
  • 트위치
  • 카카오
  • 링크복사

카카오뱅크 미니, 가입자 100만명 돌파
국민·하나은행, 10대 전용 플랫폼 출시
우리금융 민영화 첫 행보는 'MZ플랫폼' 구축

<사진 제공=카카오뱅크>

국내 은행들이 10대 청소년을 겨냥한 서비스 보강에 힘을 쏟고 있다. 당장 수익에 보탬이 되지는 않지만, 향후 비대면 금융 시대에서 핵심 고객층으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청소년 전용 금융서비스 ‘카카오뱅크 mini(미니)’의 가입자는 지난 10월 1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거둔 성과다.

미니는 만 14~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 본인 명의 휴대폰만 있으면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해 각종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앴다. 입금과 이체, 교통카드 기능, 온‧오프라인 결제 수단 등을 제공해 청소년의 생활 금융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26주적금을 청소년에 맞춘 ‘미니 26일저금’ 서비스도 최근 출시했다. 도전과 성공 요소를 부여하고, 현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할 수 있게 해 청소년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미니가 급격하게 성장하자 시중은행들도 하나둘 청소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잠재 고객층을 카카오뱅크에게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금융서비스 사업자는 카카오뱅크(43.8%), 네이버페이(38.2%), 시중은행(37.7%) 순이었다.

<사진 제공=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2일 10대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금융플랫폼 ‘리브 Next(넥스트)’를 출시했다. 비대면 계좌 개설부터 입·출금, 송금, 간편결제까지 미니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다만 금융 경험의 확장성에서 차별화를 뒀다. 국민은행은 독립적인 금융 활동이 어려운 10대 고객의 금융 독립에 초점을 맞추고, 향후 KB금융그룹 내·외부의 상품 및 콘텐츠와 연계한 확장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금융활동에 초점을 맞췄다. 하나은행의 금융플랫폼 ‘아이부자 앱’은 부모와 자녀가 각자의 휴대폰에 앱을 설치하고, 모바일을 통해 주고받는 ‘용돈’을 기반으로 금융 활동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특히 부모의 계좌를 같이 보면서 주식을 경험하는 ‘불리기’ 기능으로 투자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자녀가 주식 매매 조르기 기능을 통해 부모에게 주식 매입과 매도를 요청하면 부모는 자녀와 상의한 뒤 요청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민영화 이후 첫 행보로 지난달 26일 디지털혁신위원회를 개최하고 ‘MZ특화 플랫폼’ 구축을 추진키로 했다. 기존 금융플랫폼과는 다른 새로운 시스템과 조직문화에 기반한 테크기업체(Tech Company)로 육성하고, 자산관리에 특화한 웰스테크(Wealth-Tech)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래 금융의 주역인 10대에 대한 주도권을 놓고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디지털 금융이 가속하는 만큼, 이에 대응하려는 금융사의 움직임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기율 기자 / hkps099@ceoscore.co.kr]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