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성장세 국내은행, ‘동남아 쏠림’은 심화

시간 입력 2021-09-28 07:00:01 시간 수정 2021-09-27 17: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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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지방은행, 초국적화지수 전년 대비 상승
동남아 점포 비중 43%로 확대…유럽·미주는 수익 감소

국내 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해외사업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동남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인 덕분이다. 반면 미국, 유럽 등 금융 선진국에서는 철수하거나 실적이 악화되고 있어 동남아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KB국민은행의 초국적화지수는 16%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12.33%)보다 3.67%포인트 상승했다.

초국적화지수는 은행의 전체 자산, 수익, 인원 등 각 항목에서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을 종합적으로 계산한 수치로 국제화 수준을 나타낸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15%, 17%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0.33%포인트, 1.67%포인트씩 상승했다. 4대 시중은행 중 KEB하나은행만 유일하게 12.33%에서 11.67%로 0.66%포인트 하락했다.

4대 시중은행에 비해 해외 진출이 늦었던 지방은행 초국적화지수도 상승 추세다. 특히 대구은행은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초국적화지수 1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8.33%에서 올 상반기 10.33%로 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 같은 국내 은행의 국제화 수준 상승 이면에는 동남아 시장 편중 현상이 자리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이 신설한 해외점포는 총 9개로 중국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남아 국가였다. 베트남, 인도, 미얀마 등 신남방 9개국에 위치한 국내 은행 점포는 전체의 42.6%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 말 41.5%보다 1.1%포인트 확대된 수치다. 

해외 진출이 일부 동남아 국가에 집중되면서 국내 은행끼리 경쟁이 심화되고, 또 현지 상황 악화에 따른 리스크도 같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동남아 쏠림 현상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영미권 국가들은 이미 글로벌 금융사가 선점했기에 시장개척이 녹록지 않은 데다 코로나19 확산세도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 미주시장에 진출한 4대 국내은행 현지 법인의 지난해 순이익은 184억6400만원으로 전년 408억9900만원 대비 54.9%나 감소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나 성장 잠재력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동남아 국가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올해 들어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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