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시중은행 동산담보대출 …'불균형' 개선 언제쯤

시간 입력 2021-06-24 07:00:15 시간 수정 2021-06-23 17:2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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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비중 61.5%…시중은행, 담보물 가치측정·관리 까다로워

정부의 동산담보대출 장려책에 따라 규모는 늘었지만 여전히 기업은행에 치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시중은행이 동산담보대출을 확대하면서 1년 전보다는 불균형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기업은행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6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의 동산담보대출 규모는 총 1조292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8292억원) 대비 55.9% 증가했다.

동산담보대출은 부동산을 제외한 기계설비, 재고자산, 농축산물, 매출채권, 지식재산권 등을 담보로 한 대출을 말한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증가율이 가팔랐다. 신한은행은 동산담보대출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100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32억원) 대비 133.1%나 늘었다. 우리은행은 148억원으로 규모는 한참 작았지만 1년 전(71억원)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규모도 비교적 컸고 증가율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잔액은 1840억원으로 지난해 3월 말(1083억원)보다 69.9% 늘었다. 하나은행 역시 1724억원으로 작년 동기(953억원) 대비 81.0% 증가했다.

하지만 4대 시중은행의 동산담보대출 규모(4719억원)는 가파른 성장세에도 기업은행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기업은행의 지난 3월 말 동산담보대출 규모는 794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5534억원 대비 43.6% 증가했다.

전체 동산담보대출에서 기업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61.5%로 절반 이상이다. 지난해 1분기(66.7%)보다는 비중이 축소됐지만 여전히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시중은행의 동산담보대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기업은행의 비중은 지난해 말(60.4%)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금융기관 역할에 따라 기업은행이 동산담보대출 활성화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2018년부터 정부의 동산담보대출 확대 정책이 시행됐고 금융당국은 2022년까지 비부동산 대출 규모를 6조원대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동산담보대출은 부동산에 비해 담보 가치 측정이 어렵고 훼손이나 분실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효율적인 동산 담보물 관리를 통해 부실률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산담보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기 때문에 리스크 부담도 크다고 볼 수는 없다”며 “각 은행에서도 동산 담보물 관리를 위해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하는 등 보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유진 기자 / yuji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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