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엔진기계, 조선과 마진 격차 더 벌렸다

시간 입력 2026-09-01 17:40:00 시간 수정 2026-09-01 16: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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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률 22.5%…조선보다 5.7%포인트 높아
매출 0.2% 늘 때 영업이익만 37% 증가해
미국 데이터센터 발전설비 1조5831억 따내

HD한국조선해양의 엔진기계 부문이 올 상반기 주력인 조선 부문과의 영업이익률 격차를 1년 만에 1.7%포인트 더 벌렸다. 매출은 1년 전과 사실상 같은 수준에 머물렀지만, 영업이익만 37% 늘어난 결과다. 친환경 선박용 엔진 비중 확대와 100%를 넘어선 공장 가동률이 수익성을 끌어올린 가운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발전설비라는 새로운 수요처도 확보했다.

1일 HD한국조선해양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17조679억원, 영업이익은 3조11억원이다. 조선,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그린에너지 등 4개 사업부문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엔진기계였다. 엔진기계 부문은 영업이익 4867억원에 영업이익률 22.5%로, 조선 부문(영업이익 2조5093억원·영업이익률 16.9%)을 5.7%포인트 앞섰다. 해양플랜트 부문도 영업이익률 17.6%로 조선을 웃돌았다.

엔진기계 부문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조선을 앞섰다. 당시 영업이익률은 엔진기계 16.5%, 조선 12.5%로 격차가 4%포인트였다. 순위가 아니라 격차가 달라진 것이다.

엔진기계 부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2조153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조1589억원으로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영업이익은 3554억원에서 4867억원으로 37% 증가했다. 매출이 늘어서가 아니라 같은 매출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남겼다는 뜻이다.

영업이익률이 오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제품 구성 변화다. 회사는 반기보고서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 엔진이 선박용 엔진 수주의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친환경 엔진은 기존 디젤 엔진보다 단가와 마진이 모두 높다.

다른 하나는 공장 가동률 상승이다. 상반기 엔진류·기계설비 기준 가동률은 112.4%로 정상조업도를 12%포인트 이상 웃돌며 고정비 부담을 낮췄다. 같은 기간 조선 부문 가동률은 106.1%였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초대형 LNG 운반선.<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 부문의 무대는 선박에서 육상으로 넓어지고 있다. 계기는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이다. 자회사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미국 에너지 인프라 개발기업 AEG와 6271억원 규모의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MW급 힘센(HiMSEN)엔진 33기가 텍사스주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며, 납품은 2028년부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이어 지난 8월에는 코반에너지그룹과 9.6MW급 힘센엔진 기반 발전설비 공급계약을 맺었다. 규모는 9560억원으로 납품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HD현대중공업은 4개월 만에 두 건의 계약을 합쳐 1조5831억원의 물량을 확보했다.

다만 두 계약이 상반기 실적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다. 이번 영업이익률 개선을 데이터센터 수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본격적인 매출 반영은 납품이 시작되는 2028년 이후다.

HD현대중공업이 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독자 엔진 모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힘센엔진은 회사가 자체 개발한 4행정 중형엔진으로, 국내에서 독자 모델을 보유한 곳은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육상 발전 시장에서는 아직 후발주자다. 이 시장은 핀란드 바르질라를 비롯한 유럽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그럼에도 힘센엔진이 선박용 발전기 중형엔진에서 점유율 약 35%로 세계 1위인 만큼 확장할 기반은 갖춘 상태다.

관건은 생산능력이다. 현재 힘센엔진 생산능력은 연간 약 400만 마력, 전력으로 환산하면 약 3GW 수준이다. 가동률이 이미 100%를 넘어선 만큼 증설 없이는 추가 수주를 소화하기 어렵다. HD현대중공업은 이에 대응해 힘센엔진 공장 증축을 추진하고 있다.

엔진기계 부문은 부문 합계 매출 19조5400억원 가운데 11% 차지하는 데 그치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13.7%다. 매출 비중보다 이익 기여도가 높은 구조다. 조선 발주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수익원이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추세로 보기에는 이르다. 데이터센터용 발전설비 수주는 현재까지 2건에 그친다. 육상 발전 사업은 전력 인프라 건설 사업이기 때문에 금리와 발주처의 자금조달 여건에 영향을 받는다. 회사도 반기보고서에서 중국 경쟁사들의 친환경 엔진 설비 구축 완료와 국내 경쟁사의 한화그룹 편입을 들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증가하는 엔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생산설비의 운용 효율을 극대화하며 생산능력을 높이고 있다”며 “시장 수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향후 수요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병훈 기자 / andrew45@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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