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HD현대, 석화 구조조정 1호 9월 ‘출범’…업황 악화속, 후속 구조개편 ‘안개속’

시간 입력 2026-06-12 17:34:46 시간 수정 2026-06-12 17: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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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1호 롯데·HD현대 통합법인 9월 출범
범용 석화, 공급 과잉·원가 부담 확대 ‘이중고’
올해 연말까지 여수·대산·울산 후속 재편 촉각

롯데케미칼을 시작으로 국내 석유화학  업계 구조개편이 본격화 한다. 여수, 대산, 울산 등 주요 석유화학 단지의 범용 설비를 중심으로 추가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롯데케미칼 이후 후속 사업 재편 움직임은 아직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공급 과잉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최근 중동 전쟁에 따른 원료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범용 제품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연내 추가적인 사업 재편 논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의 통합은 오는 9월 마무리할 예정이다. 양사간 통합은 롯데케미칼의 롯데대산석화를 HD현대케미칼이 흡수합병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롯데케미칼은 대산공장 사업을 물적분할해 롯데대산석화를 설립했다. 이를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면서 기존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각각 60대 40 지분을 50대 50으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번 합병으로 최근 몇 년간 국내 석유화학 업계 큰 과제로 지적했던 중복설비의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통합법인에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한다. 이를 통해, 원료 수급부터 최종 제품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를 강화하고, 통합 생산체계 구축으로 운영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케미칼은 “과거와 다른 수급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사업재편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중복설비 효율 운영 및 원료-제품-판매 수직계열화로 기업 가치 제고를 달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여천NCC 에틸렌 공장 전경. <사진=여천NCC>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 이후 더디게 진행됐던 사업 재편 논의가 올해 중으로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중국·중동발 공급과잉에 더해 중동전쟁으로 인한 원료 가격 상승 부담이 커지면서 구조조정 압박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예상을 상회하는 호실적을 거뒀는데, 이는 전쟁 이전에 구매한 원료 가격이 급등한 때문이다.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3월 톤당 197달러에서 4월 314달러까지 급등한 바 있다.

통상 에틸렌 스프레드는 톤당 250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이를 크게 웃돈 것이다. 1분기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솔루션 등이 석유화학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한 것도 이 같은 영향의 연장선상이다.

다만 전쟁 이전에 구매한 원료가 고갈됨에 따라 전쟁으로 인해 가격이 오른 원료를 조달하게 되면서 수익성은 다시 감소할 전망이다. 여기에 범용 제품에 대한 중국, 중동발 공급과잉도 지속되면서, 국내 석휴화학 업계 입장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공급과잉과 원료 가격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된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올해 중으로 구체적인 구조개편안을 제출하고 협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대산에 이어 여수 산단의 중복설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와 사업 재편안을 제출했다. 롯데케미칼의 여수공장 사업을 물적분할해 ‘롯데여수석화(가칭)’를 신설한 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합작법인인 여천NCC와 통합해 3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이렇게 되면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50%씩 보유했던 여천NCC를 롯데케미칼까지 더해 각 33%씩 보유하게 된다.

LG화학은 여수와 대산에서 각각 사업 재편안을 논의 중이다. LG화학과 사업 재편을 논의 중인 GS칼텍스,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모두 외국계 자본과 합작사인 만큼, 상대적으로 진척 상황이 더딘 것으로 전해진다.

LG화학은 파트너사와 함께 연내 사업 재편을 최종 승인하고 협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동시에, 자체적인 운영 효율화도 추진해 나간다. LG화학측은 “비상경영 체제지만 정부 및 산업계와의 컨센서스 일정에 맞추기 위해 양사 모두 노력 중이다”며 “협업 모델을 통해 원료 경쟁력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 산단은 에쓰오일,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간 입장 차이로 사업 재편안 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에쓰오일이 9조원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샤힌 프로젝트가 이달 말 기계적 완공에 접어들면서, 정부의 설비 감축 기조와 상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 재편 논의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다만 연내 최종안 도출을 위한 협의는 이어갈 전망이다. SK지오센트릭은 지난 1분기 실적 컨콜에서 울산 산단 재편과 관련해 “연내 최종안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다”며 “이해관계자별 입장 차가 일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CEO스코어데일리 / 박대한 기자 / dayhan@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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