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이익잉여금 5% 증가…불확실성 대비 ‘현금 곳간’ 늘린다

시간 입력 2026-06-11 07:00:00 시간 수정 2026-06-10 17: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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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비용·대손부담 압박…카드사 이익잉여금 2조 근접
하나카드 증가율 13%로 최고…전 카드사 일제히 확대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따른 본업 부진과 조달비용 상승, 카드론 규제까지 겹치며 카드업계의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은 이익잉여금을 꾸준히 늘리며 현금 곳간 채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향후 경기 둔화와 금리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손실 흡수 여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카드사들이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내부 유보금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한국신용평가의 자료를 종합한 결과,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이익잉여금은 총 23조83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2조6732억원)보다 5.11% 증가한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하나카드의 증가폭이 가장 컸다.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이익잉여금은 1조328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717억원)보다 13.39% 증가하며 7개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뒤이어 △우리카드 1조4854억원(전년 대비 8.01% 증가) △현대카드 3조1111억원(7.81% 증가) △KB국민카드 2조8258억원(6.08% 증가) △삼성카드 6조4102억원(5.22% 증가) △신한카드 6조446억원(2.46% 증가) △롯데카드 2조6270억원(1.62% 증가) 등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익잉여금은 영업 및 재무활동의 성과로 발생한 이익 중 상여나 배당 등으로 유출되지 않고 사내에 유보되는 자본을 뜻한다.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축적한 내부 자금인 만큼 기업의 손실 흡수 능력과 재무 안정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평가된다.

이처럼 카드업계가 내부 유보금을 늘리는 데는 불안정한 업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수년간 적자를 기록한 사례는 없었지만, 업황 악화에 따른 손실 및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내부 유보금을 확대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손비용이나 부실채권이 증가할 경우 이익잉여금을 통해 손실을 흡수하는 등 위기 상황에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사의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2012년부터 적용된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에 따라 가맹점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되면서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이 약화됐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라 이자비용과 대손비용 부담까지 커진 영향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카드론 리스크 관리 요구, 스트레스 DSR 시행 및 가계대출 규제로 인해 수익성을 보전하던 카드론 등 대출 영역에 대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카드사의 수익성 개선이 제한되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서는 중동 전쟁 여파와 함께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 강화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금리가 오르는 등 카드업계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말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올해 금리 인상이 두 차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카드사의 이자비용 부담 역시 다시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대부분의 자금을 여전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데, 여전채 금리는 시장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결국 기준금리가 오르면 카드사들의 차환 비용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카드사들의 내부 유보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카드업권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데다 업황 개선 시점도 불투명한 만큼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이익잉여금을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 전반의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카드업계 차원에서 이익잉여금을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말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이지원 기자 / easy910@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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