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NICE리서치센터장, 정책토론회서 ‘서민금융시장 현황 및 과제’ 발표
디레버리징 속 신용취약층 상환능력 한계…“대안평가로 금융포용 고도화”

김영일 NICE리서치센터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김영일 NICE리서치센터장은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와 거시경제 환경 악화에 따른 서민·취약차주의 상환 능력 저하를 경고했다.
상환 능력 저하로 인해 서민·취약차주가 갈수록 ‘금융기본권’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금융기본권은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금융 접근에 대한 자유권뿐만 아니라, 현대 경제 사회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금융서비스에 차별 없이 접근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로 구체화됐다.
김 센터장은 “현재 가계대출 시장이 구조적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2021년 이후 가계 레버리지 비율이 하락하며 디레버리지(부채 축소)가 진행 중이지만, 최근 발발한 중동 전쟁 등 대외 변수로 인해 경제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면서 서민과 취약차주의 금융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참고로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차주를 의미한다.
그에 따르면 중동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2026년 국내 경제는 성장세 회복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국내 경제는 중동 전쟁 이후 유가 및 환율 변동성 확대, 물가 상승 압력 등으로 인해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 김 센터장은 “이런 경영 환경 악화가 가계의 실질 소득을 감소시키고, 특히 고금리와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서민과 취약차주의 상환 능력을 직접적으로 훼손하기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출 규제가 강화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규모는 축소되는 반면 자동차 담보대출과 정책 서민금융 상품의 신규 대출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신규 대출자들을 분석해 보면 주로 신용점수 700~800점대, 연 소득 5000만 원 이하, 3건 이상의 다중채무자들이 많아 생계형 서민금융 중심으로 대출이 재편되는 모습이다.
가장 큰 문제는 중동 전쟁 발발 이후 극대화된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다. 당초 국내 경제는 2% 수준의 잠재성장률 회복과 물가 안정화가 기대됐으나, 중동 전쟁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김 센터장은 “OECD 수정 경제 전망에 따르면 성장률은 1.7%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고, 물가 상승률은 2% 후반대까지 오를 수 있다”며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압박마저 커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백종훈 기자>
이런 고금리·고물가 충격은 취약차주에게 직격탄이다. 소득 대비 상환 부담(DSR)이 높은 차주일수록 금리 상승기에 연체 지표가 훨씬 크게 뛴다. 특히 자영업자의 경우 숙박·음식업, 교육업 등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출혈 경쟁을 벌이는 ‘과밀 업종’과 ‘저마진 업종’을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크게 노출돼 있다.
건전성 지표도 불안하다. 김 센터장은 “연체 지표가 2023년 이후 횡보하다 최근 다시 우려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규로 연체에 진입한 차주 비율은 2023년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횡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서민금융의 ‘공적 지원 체계’가 직면한 딜레마도 언급했다. 현재 저축은행·캐피탈 등 민간 대출과 정책 서민금융 대출을 동시에 짊어지고 있는 ‘동시 보유 차주’의 경우 정책 대출만 보유한 차주보다 신용점수는 더 낮고 전체 대출 금액 규모는 훨씬 크다. 그는 “한정된 서민금융 자원을 이미 대출이 많은 차주에게 우선 배분할 것인지에 대해 앞으로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기존의 전통적 신용평가 방식(CSS)의 한계를 지적하며 ‘대안 신용평가’ 도입을 역설했다. 주부, 사회초년생 등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 파일러(Thin-Filer)’들은 기존 시스템에서 1금융권 대출이 거절되고 고금리 상품으로 내몰리는 악순환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대안 신용평가는 통신 요금 납부 이력, 커머스 구매 패턴, 현금흐름 데이터 등 일상생활 데이터를 평가에 반영함으로써 금융 이력이 부족한 주부, 사회초년생 등의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금융기본권 측면의 ‘포용적 금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센터장은 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취약한 차주들에 대한 금융적 지원이 여전히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계대출이 기업대출이나 민간신용 등으로 리밸런싱되는 과정에서 서민금융의 공적 지원 체계가 더욱 정교하고 고도화돼야 한다”며 “특히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하는 비금융정보 활용 방안을 통해 서민과 취약차주의 금융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백종훈 기자 / jhbaek@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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