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종전 협상 연기…호르무즈 해협 군사 충돌 우려 확산
국제유가 100달러대 재돌파…지정학 변수로 불확실성 커져
정유업계 단기 호실적 기대 속 긴장 지속…유가 변동·최고가격제 ‘변수’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 <사진제공=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휴전 선언으로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던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종전 협상 지연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 전반에 수급 차질 우려가 확산된 때문이다.
이에 따라, 원유 수급 안정화를 기대했던 국내 정유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중동전쟁 발 악재로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의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국내 판매 가격이 제한되면서, 업계 손실도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23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3.1% 상승해 배럴당 105.07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종가 기준 105달러대를 넘어선 것은 미·이란이 휴전을 선언한 지난 7일(109.27달러) 이후 17일 만이다.
같은 기간 중동산 두바이유 역시 전장 대비 4.4% 오른 배럴당 104.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1%오른 배럴당 95.85달러를 기록했다.
미·이란 휴전 선언 직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이 커지면서 8일 브렌트유와 두바이유, WTI는 각각 전장 대비 17.0%, 13.3%, 16.4%씩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양국 간 종전 협상이 지연되고, 호르무즈 해협 둘러싼 군사 충돌 우려가 커지면서 다시 급등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는 모든 선박에 대한 공격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란도 종전 및 비핵화 관련 합의를 할 때 까지 해협 봉쇄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하면서, 대치국면은 더 심화되는 분위기다.

에쓰오일 울산 공장 전경. <사진제공=에쓰오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정유업계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정제마진 강세와 유가 급등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으로 단기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우회 운송비 증가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또한 해협 통행이 재개될 경우 유가 하락으로 인해 재고평가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날마다 협상 진전과 분쟁 재개 상황이 반복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향후 수급 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로 국내 판매 가격이 제한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4일 4차 석유 최고가격을 휘발유 리터(L)당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2·3차와 동일하게 유지했다. 최고가격 산정 기준인 싱가포르 국제 석유제품 가격(MOPS)는 지난 2주간 일제히 하락했지만, 수급 위기 상황에서 수요 관리 필요성을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판매 가격 제한에 따른 손실이 재정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최고가격 시행으로 발생한 정유사 손실을 석유사업법 제23조 제3항에 따라 재정으로 보전할 방침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 조치에 동참해 국내 유류 가격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지정학 변수로 해외 판매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국내 가격과의 차이로 인한 손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CEO스코어데일리 / 김은서 기자 / keseo@ceosco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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